새로운 선교의 시기, 교회의 선교 어디로 가나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2월 09일(월) 09:54
포스트 WCC 부산총회, 한국교회에 남겨진 과제를 생각한다 3.
새 선교선언과 교회간 '간극 좁히기' 관건
 
새로운 선교선언이 발표된 것은 WCC 부산총회의 큰 결실 중 하나다. 이미 2012년 열린 WCC 중앙위원회에서 채택된 선교선언이 이번 부산총회에서 발표되면서 명실공히 에큐메니칼 선교가 나아갈 지표를 제공했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변화하는 지형에서의 선교와 전도'(Together towards Life:Mission and Evangelism in Changing Landscapes)를 제목으로 한 선교선언은 WCC가 1982년 발표했던 '선교와 전도:에큐메니칼 확언'을 대체하게 됐으며, '성령론'과 '교회론'을 강조한 선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주변부로부터의 선교'의 개념이 실린 것도 큰 변화로 선교의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옮겨진 선교적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며, 또한 선교의 대상을 기존의 인간에서 하나님이 만든 창조세계 전체로 확대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교회들이 새로운 선교선언이 지향하는 분명한 방향을 따라 선교정책을 재편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이같은 새로운 선교선언과 교회들 사이의 간극은 과연 좁힐 수 있을까라는 과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또,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이 선교선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펴본다.
 
▲선교선언을 살아있는 문서로 만들자
 
최근 본교단 에큐메니칼 인사들이 모여 WCC 부산총회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WCC 총회와 지역교회들 간에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를 두고 다양한 대화가 오고갔다. 물론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의 확산'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자리였다. 한 관계자는 "결국은 '로컬 에큐메니즘'이다. 지역교회들이 에큐메니칼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과제가 에큐메니칼권의 중요하고도 시급한 숙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교선언을 만든 WCC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CWME)는 처음부터 선교와 교회를 잇는 선언을 염두에 뒀다. WCC CWME 부위원장 커스틴 김 박사는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교회라는 공동체는 특별한 역할과 지위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선교선언은 교회가 선교의 본질적 사명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면에서 에큐메니칼권이 새로운 선교선언을 지역교회의 품까지 전달해야 하는 과제는 결국 교회들의 에큐메니칼적 사고를 돕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큐메니칼권이 지향하는 선교의 큰 방향을 담고있는 선교선언을 교회들에게 선교지침으로 만들어 전달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절차들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CWME는 교회들을 선교의 주역으로 초청하기 위해 2018년 전 세계 선교학자와 선교사, 지역교회 관계자 등 10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세계선교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새로운 선교선언에 대한 각국 교회들의 평가를 종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언을 보다 심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교회들이 선교선언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WME는 전 세계의 WCC 회원교회들에게 선교선언에 대한 연구를 해 달라고 부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생동감 넘치는 선교선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에큐메니칼권을 중심으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장 목회자들의 기대와 당부
 
러시아 선교사와 장신대 선교학 교수를 역임한 남정우 목사(대구 하늘담은교회)는 "선교선언을 신학자들만의 잔치로 끝내서는 안되고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결국엔 현장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하지만 선교선언의 문장 하나하나가 선교의 역사와 신학적인 배경을 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조항들을 실감나게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에큐메니칼 문서라는 것이 진공상태에 던져지는 것이 아니고 시대와 상황 속의 과제들을 담는 만큼 목회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자세한 해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 목사는 2010년 발표된 로잔언약문과 WCC의 새로운 선교선언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로잔언약문과 WCC 선교선언을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면서, "로잔언약이 상당히 사회 참여적으로 나가고 있고 WCC 선교선언이 성령과 복음을 강조한 것은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선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종희 목사(영동교회)도 "이번 선교선언이 성령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은 것이 눈에 띄고 이런 부분들이 결국은 목회현장과 선교정책을 세울 때에 큰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이 선교선언이 교회의 선교가 성령의 능력 속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좋은 길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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