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성탄 메시지, "국정원 사태 밝혀지길"

[ 교계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2월 05일(목) 10:15

갈등 분열의 깊은 골 극복 강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가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하고 "예수님의 탄생은 권세있는 자들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알게 하려 함"이라면서 "정치 권력은 국가 구성원들이 각자 제 역할을 다해 대한민국이 보다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으로 새 정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협은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사람들에게는 평화'를 선포하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지만 안타깝게도 갈등과 분열의 깊은 골로 인해 혼란과 비통함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특히 온갖 희생을 당하며 지킨 민주질서의 소중한 가치가 파괴되는 것을 직시하면서 처참함을 느끼고 있다. 국가의 권력이 나오는 절차와 과정이 공정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 대한민국은 위기 국면을 맞게 됐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메세지에 담았다. 국정원 선개개입 의혹을 염두에 둔 듯 교회협은 "이번 사태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재발 방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국민들 간의 갈등과 분열을 지속시키고 있는 '종북' 논란은 하루속히 종식되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끝으로 교회협은 "예수 탄생을 맞게 된 오늘 우리는 이 순간부터 '종북' 논란과 경제양극화, 분단고착 60년, 그리고 폭력 세상의 '비인간화', 돈의 탐욕에 의한 '인간 사물화'라는 죽음의 흐름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면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용서와 사랑으로 상생 공영의 정치,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 평화정착, 비폭력 평화물결 등 인간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가 세워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3년 NCCK 성탄메시지
아기 예수의 오심은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선포하시기 위함입니다. 이는 어둠과 혼란이 가득할 때, 하나님의 기운이 휘돌아 빛을 비취시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것입니다.
 
예수탄생 2천년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의 자리는 안타깝게도 갈등과 분열의 깊은 골로 인해 혼란과 비통함을 여전히 목도하게 됩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아픔들이 국가 공동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온갖 희생을 당하면서 지킨 민주질서의 소중한 가치가 파괴되는 것을 직시하면서 처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은 국민의 선택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 절차와 과정이 공정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 대한민국은 위기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재발 방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국민들 간의 갈등과 분열을 지속시키고 있는 '종북' 논란은 하루속히 종식되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의 탄생은 '권세 있는 자들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알게 하려 함'입니다. 이제 정치 권력은 국가 구성원들이 각자 제 역할을 다하여, 대한민국이 보다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으로 새 정치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IMF이후 심화되고 있는 경제 양극화는 비정규직과 실직자들을 양산해,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가져 왔으며, 이로 인해 신(新)빈곤층의 확산과 노숙인 문제를 발생케 하여,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상실한 채 생존 위기란 절망의 늪으로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5년이나 지속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죽음과 가정 파탄, 110만명 이상의 아동 청소년의 절대빈곤, 매해 300명 이상 노숙인의 길거리 사망, 밀양 송전탑 건설로 인한 오래된 마을공동체의 파괴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진행되고 있는 생태 오염과 핵 재앙에서 나오는 생명의 절규들은 우리 이웃 공동체에 대한 깊은 성찰과 구체적 행동을 긴급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단 60년을 극복하지 못한 채 아직도 정전협정의 올무에 갇힌 한반도 땅은 거대한 폭력에 뒤 덮여 남북한 7천5백만 명의 동포들, 특히 고령의 이산가족들로 하여금 절망과 신음소리를 내게 하여, 민족 구성원들에게 서로 귀 기울이고 긍휼과 자비 베풀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오심은 이처럼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높이시고, 배고픈 사람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심'으로써, 이 땅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가치를 선포하십니다. 예언자 스가랴는 예수의 오심은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 탄생을 맞게 된 오늘 우리는 이 순간부터 '종북' 논란과 경제양극화, 분단고착 60년, 그리고 폭력 세상의 '비인간화', 돈의 탐욕에 의한 '인간 사물화'라는 죽음의 흐름을 즉각 중단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용서와 사랑으로 상생 공영의 정치,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 평화정착, 비폭력 평화물결 등 인간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가 세워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치유와 화해의 여정에 온힘을 다해 함께 참여하기를 소망합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의 마음을 붙잡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2013년 1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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