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주님께서 주신 은사가 있다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최승일 목사
2013년 12월 04일(수) 15:30

미국 뉴저지 주에 못생긴 개가 있었다. 털은 거의 다 빠지고 얼굴에 흉터까지 있어서 꼭 괴물같이 보였다. 이 개를 누가 버렸는지,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던 이 개를 개 수용소(R.S.P.C.A.)에서 잡아 갔다. 이제 그 개는 거기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개를 먹지 않는 호주나 미국에서는 개를 수용소에 보내서 잘 관리하면 나이가 적거나 건강하고 종자가 좋은 놈은 누군가가 데려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못생긴 잡종개는 누구 한 사람 거들떠 보지도 않는 천덕꾸러기였다.
 
그런데 개 사육사는 이 못생긴 개에게서 특이한 행동을 발견했다. 뉴저지 주는 기러기 떼들이 계절을 따라 오고가면서 머무는 철새 도래지 중의 하나였는데, 이 못생긴 잡종개가 기러기만 보면 짖어대고 또 달려가서 사정없이 쫓는 것이었다. 외로워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기러기와 무슨 천적관계를 지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 개가 날마다 기러기만 보면 짖어대고 달려가는 것을 사육사는 이상히 여겼다. 그러던 중 신문에서 이웃에 있는 비행장이 기러기 떼들로 인하여 큰 골치를 앓는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러기가 너무 많이 날아와서 비행장까지 접근하는데 기러기들이 비행기의 엔진으로 말려 들어가서 엔진고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유리창에 부딪쳐서 사고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사육사의 머리에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못생긴 개를 그 비행장으로 보내서 기러기들을 쫓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못생긴 개를 데리고 비행장을 찾았다. 비행장측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일년에 3백만달러나 되는 손해를 생각하고 시험삼아 개를 인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못생겨서 혐오스럽기까지 했던 그 개가 기러기를 쫓는데, 정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기러기만 보면 신나게 달려가서 짖어대니까, 기러기들이 주위를 배회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비행장측은 몹시 기뻐했고 이 개를 애지중지 하게 되었다. '터빈'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고 먹을 것도, 잠자리도 최고급으로 해주었다. 이 못생긴 개가 일년에 30억원을 번 셈이었다. 날마다 터빈은 기러기를 쫓으며 신나게 살았고, 그러자 빠진 털도 새로 나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심지어 개로서 표창장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병들고 못생긴 개에게도 기러기 쫓는 은사가 있다. '은사'란 신앙적인 말인데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 개인의 특기 혹은 자질'을 말한다. 그래서 은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런 개에게도 은사를 주셨듯이 사실은 우리들 모두에게도 각각 은사를 주셨다. 은사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은사를 깨닫고 감사하며 잘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은사를 깨닫지 못하고 사용하지도 않으며 자기에게 없는 것만 불평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내가 25년 동안 목회해 오면서 만났던 어떤 집사님은 오래 전 불의의 사고로 한 손을 잃었다. 내가 그 집사님과 함께 신앙생활 하면서, 그 집사님은 전에 두 손이 있었을 때 보다도 한 손을 잃은 후에 더 많이 하나님을 위해 남은 손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고 간증을 하였다. 더 열심히 일할 뿐 아니라, 더 겸손해졌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욱 사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 중에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불평으로 삼고, 자신에게 있는 것은 교만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행복이나 가치 있는 삶이 있을 수 없다.
 
못생긴 잡종개에게도 하나님은 은사를 주셨다. 나에게도 분명히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은사가 있다. 나에게 주신 은사를 깨닫고 그것을 감사히 여기고 겸손하게 쓰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터빈과 같은 보람과 복을 약속하셨음을 우리는 마음에 꼭 새겨야 할 것이다.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내게 족하나이다."

최승일 목사 / 상도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