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유종만 목사
2013년 12월 04일(수) 15:28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아내들도 범사에 그 남편에게 복종할지니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엡 5:21~25)
 
회갑 기념으로 두 부부가 국내 여행을 하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로 해서 태종대 순환도로를 걷고 있었다. 남편이 아내에게 "여보 내가 업어줄까? 다리 아프지"라고 말했고, 아내는 '멋대가리 없는 이 양반이 어쩐 일이야'하며 업히니 젊은날의 추억이 되살아나며 낭만에 젖어 있었다.
 
이때 아내가 "여보! 나 무겁지 않아?" 그러면 남편이 "괜찮아"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청 무겁네. 머리는 돌대가리지 심장은 강심장이지 얼굴에는 철판깔았지 간은 부었지 안무거울 수가 있니?" 남편의 말에 모처럼의 낭만이 분노로 바뀌어 버렸다.
 
말없이 한참 걷다가 이번엔 아내가 남편을 업었다. 미안한 생각이 든 남편 "나 무겁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받은대로 돌려줬다. "아니 하나도 안무거요. 머리는 텅 비었지, 얼굴은 빈대 낯짝이지, 양심은 버렸지, 허파에는 바람들었지."
 
이렇게 어색하게 걷다가 바다 절벽 위에 서게 되었다.
 
젊은 남녀들이 동전을 바다로 던지며 서로의 소원을 말하고 더러는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 부부는 젊은이들처럼 우리도 해보자고 하면서 부인이 먼저 동전을 던지고 뒤로 물러섰고 이어서 남편이 동전을 던지는데 너무 멀리 던지려고 몸을 앞으로 숙이다가 아뿔사!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관광객들이 모두 놀라서 야단인데 부인은 태연하게 뒤로 물러서면서 '야~진짜 소원들어 주네' 란다.
 
사랑이 달콤하기만 하겠는가. 늘 꿀물 같겠는가. '사랑장'이라고 하는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을 보라. "사랑은 오래참고….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사는 세월보다 참고 또 참고 사는 세월이 훨씬 더 길었음을 모든 부부에게서 볼 수 있다. 오늘도 단번에 진노하시거나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오래 참으시고 기다리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자.

유종만 목사 / 시온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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