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라

[ 바이블&Money ] 바이블&Money

김용수 목사
2013년 12월 04일(수) 14:07

물질 쫓아 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생명ㆍ천국 전파해
 
수십조 원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그가 주도해서 벌이고 있는 재산 절반 기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미국 석유업계의 거물 피텐스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돈을 벌고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물려받은 재산은 좋아하지 않는다. 물려받은 재산은 이로움보다 해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액션 배우 성룡 역시 아들 제이시 챈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능력이 있다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고, 만약 능력이 없다면 내 돈을 다 낭비하게 될 것이다."
 
유산 분배를 둘러싼 잡음이 뉴스의 단골 소재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대기업의 수장들이 유산을 둘러싸고 입씨름하는 것이 고스란히 보도돼 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어느 대기업 자녀는 소송을 통해서라도 자기 몫을 더 받아내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분쟁은 예수님 당시에도 있었다. 누가복음 12장에 보면 한 사람이 주님을 찾아와 하소연한다.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산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아마도 자기에게 돌아올 몫이 자신의 판단엔 턱없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러니 권위 있는 누군가의 힘을 빌어 형에게 압력을 가해서 돈을 더 받아내려 한 것이다. 이 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리라."(눅 12:15)
 
주님께서는 온통 물질에 쏠려있는 우리 마음을 생명으로 돌려놓으시고,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우리의 눈을 들어서 천국을 바라보게 하셨다. 주님은 유산 분배 문제로 찾아온 사람과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신 뒤에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눅 12;21)
 
솔로몬의 일생을 보면 두고두고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그 탁월한 지혜를 가지고 모은 어마어마한 부와 웅장한 궁궐과 화려한 성전이 그만 그 자식 대에 가서 빛이 바래고 나라가 분열 됐으며 국력이 쇠퇴하는 결과를 맞았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만일 그가 자녀에게 자신이 처음 지녔던 그 마음, 하나님의 음성을 귀 기울여 듣는 그 겸손한 자세를 물려주었다면 이후 이스라엘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은 성경적이다. 그러나 무엇을 남겨주어야 하는가. 구약시대처럼 농경지와 가축 등 재산을 물려주어야 하는가. 이제는 정보화사회가 됐으니 이에 걸 맞는 유산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몇 뜻있는 분들이 주도하는 유산 안 남기기 운동이 조용히 번지고 있다. 유산을 주되 보이는 물질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양과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시대의 진정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자녀 하나가 대학교육을 마치기까지 부모가 지출하는 비용이 약 2억 5000만원이라는 통계를 보았다. 결혼 비용까지 감안하면 현대의 부모들은 자녀가 독립하기 전 이미 상당한 액수의 유산을 물려준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지혜를 부어주실 것을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축복해 줄 때 자녀들은 그 믿음의 유산을 발판으로 자신만의 복된 삶을 일구어 갈 것이다.

김용수 목사/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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