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뒤로 돌아라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11월 28일(목) 13:28

1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그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쌌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 2 저녁 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 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3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4 다윗이 전령을 보내어 그 여자를 자기에게로 데려오게 하고 그 여자가 그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였으므로 더불어 동침하매 그 여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5 그 여인이 임신하매 사람을 보내 다윗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임신하였나이다 하니라(삼하 11:1~5)

성경에 기록된 다윗왕의 실수는 단 한 건입니다. 하지만 그 실수는 심각하고도 치명적이어서 다윗왕 자신과 그의 왕국에 오랜 세월 영향을 끼칩니다. 그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나라가 안정이 되어서 전장을 누비던 다윗왕은 부하 장수들만을 전방으로 보내고 왕궁에 홀로 있었습니다. 왕궁 옥상을 거닐다가 한 여인이 자기집 옥상에서 목욕하는 것을 보고 반해버린 다윗은 그녀에 대해 알아본 다음 군인인 남편을 둔 그녀를 왕궁으로 불러 동침합니다. 여인의 남편은 국경에서 적들과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밧세바였는데 결국 임신하게 되고 그것을 알게 된 다윗은 끔찍한 일을 저지릅니다. 그 남편을 전투가 치열한 사지에 보내 죽게 한 것입니다.
 
'완벽한 리더' 다윗은 어쩌다 이렇게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간 것일까요. 물론 나중에 다윗은 평소대로 자신의 죄에 대해 통렬한 회개를 합니다. 선대왕 사울처럼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지 않고 질질 끌며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실수는 그의 왕조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왜 그랬을까요. 다윗의 사건은 오늘 우리들에게 유혹과 시험의 본질과 전개 과정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사람이 유혹에 의해 시험에 드는 것은 단 한 번의 실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당장 되돌아 갈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를 자신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스스로 날려버린 결과 입니다.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아무리 유혹이 치명적이라도 뒤로 돌아설 기회는 여러번 온다!'
 
사람이 유혹에 빠지는 첫번째 이유는 '혼자 있기'때문입니다. 피를 나눈 전우들을 항상 동반하고 다니던 다윗은 나라가 안정되면서 궁에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다윗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는 유혹에 취약해지는 첫번째 단추를 채운 것입니다. 두 번째, 밧세바의 아름다움을 목격한 것 자체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보려고 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대에 사는 우리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24시간 성적인 유혹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행한 다윗의 행동입니다. 그는 사람을 시켜 '알아보기'를 실행했습니다. 새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새가 머리에 둥지를 틀게 하는 것은 선택이며, 그것은 바로 '알아보기'에서 시작합니다. 다윗은 얼마든지 이 지점에거 뒤돌아 갈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 다음은 여자를 궁으로 부른 행동입니다. 다윗은 그 여자에 대해 조사만 하고 그만둬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음 단계를 선택합니다. 이 단계가 바로 '가까이 두기'단계입니다. 궁으로 들어 온 여자를 보며 '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지? 여봐라, 여자를 돌려 보내라!'라고 할 기회가 다윗에게 없었을까요? 물론 있었지만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행동으로 옮겨 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뒤돌아 갔다면 혼자 하나님께 회개기도 드리는 것으로 끝났겠지만 이제 일이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마지막으로 가장 큰 선택을 합니다. 그 선택은 가장 악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여자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남편을 전장으로 보내 죽게 합니다. 자신의 죄악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덮어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그제라도 죄를 밝히고 용서를 비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그렇게 했다면 다윗의 죄명은 '간음'에서 끝났을 것입니다. 그는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유혹은 어떻습니까. 혼자있기, 알아보기, 곁에두기, 실행하기, 그리고 은폐하기로 이어지는 길목 길목에 언제든 뒤돌아갈 기회가 수도 없이 있건만 우리는 언제나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함께 용기를 냅시다. 지금이라도 당장 뒤돌아 갑시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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