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바엔 거기 가서 죽자

[ 고훈목사의 詩로 쓰는 목회일기 ] 목회일기

고훈 목사
2013년 11월 20일(수) 16:57

필자는 결핵3기로 절망 밖에 없을 때 개종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날마다 병세가 심해져가는 가운데, 교회에서 들은 설교가 있어 부끄럽게도 "하나님 내 병 고쳐주면 내가 주의 종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고침을 받고 4년 8개월간 면서기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어느 날 어깨 눌리는 서원의 부담이 여기 있어도 죽을 것 같고 나약한 몸으로 신학을 공부해도 죽을 것 같았다. 지금의 아내와 의논하고, 나 신학공부하다 죽으면 '주의 종 고훈 신학을 공부하다 여기 잠들다'라고 묘비명을 쓰라고 하고 신학교를 갔는데 그후 무수한 죽음의 고비를 넘었지만 오늘까지 40년을 살아가고 있다.

고훈 목사 / 안산제일교회ㆍ국제펜클럽회원

가을 나그네

거두시는 분 앞에
겸손의 무게로
고개 숙인 뜨락
빈손인 자들은
빈손으로 떠나고
소유한 자들도
빈손으로 떠난다

거기 서성이며
뒤돌아보는 한사람
쓸쓸한 가을나그네

당신은 얼마나 세상과 얽혀 살았기에
가을과 함께 떠나는 너의 뒷모습이
이토록 흉하게 처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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