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사랑

[ NGO칼럼 ] NGO칼럼

최준영 목사
2013년 11월 20일(수) 14:29
세상엔 홀로 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삭개오 변화시킨 예수님 사랑 실천해야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기독교세진회는 전국 교도소(구치소)에 있는 수형자들이 복음으로 변화되어 세상으로 나올수 있도록(世進) 돕는 단체다. 세진회가 하고 있는 사역 중 수형자들이 교도소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는데 쓸 수 있도록 약간의 영치금을 지원해주는 일이 있다. 한정된 물품이지만 교도소 안에서도 생필품을 비롯해 약간의 먹을거리 등을 주기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 등의 연고가 없는 수형자의 경우 영치금이나 물품을 보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며 지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는 사이 이런 수형자들을 점점 혼자만의 세계에서 상처받거나 외톨이로 지내다 다시 사회로 복귀하게 되고 여전히 적응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래서 무연고 모범 수형자들에게 매달 약간의 영치금을 지원하는 일이 시작됐고, 영치금과 함께 편지를 써서 보낸다. 그런데 이런 영치금 지원이나 편지 교환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은 의외로 아무런 연고없이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이다.
 
필자와 영치금을 통해서 편지를 교환하는 수형자가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왔다.
 
"저는 12년 복역 생활 중에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이 몇통 되지 않거든요. 편지 보낼 곳도 없고 올 곳도 없어서요. 하지만 세진회에서 하시는 일은 무감정한 저에게 펜을 들어 감사인사를 하게끔 만들었고,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구속 당시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과 전신마비가 왔었는데, 하나님을 믿는 신앙 안에서 다시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세진회를 알게 되고 또 여러 일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10년 정도 더 있어야 하는데 끝까지 함께 해주실꺼죠? 감사합니다. 제가 사랑받고 있음을 참으로 감사드리며 광주에서…"
 
한때의 잘못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었지만, 그 곳에서의 삶이 절망과 원망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수형자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가 함께 수형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비록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는 수형자들은 아주 극소수이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국 대부분의 수형자들이 사회로 돌아와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재범률이 60%가 넘는 현실 속에서 한번의 잘못으로 영원히 격리되고 소외시키는 사회가 아니라 그 한번의 잘못을 용납하고 감싸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실천해 이 곳이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해야 함을 확신한다.
 
매국노가 되어서 범죄함으로 따돌림을 받았던 삭개오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감싸 안아주셨던 예수님의 사랑이 삭개오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셨다.
 
누군가를 위해 내미는 한 번의 손길이, 누군가를 위해 불러주는 한 번의 외침이, 누군가를 위해 씌여지는 한 장의 편지가, 절망 속에 있는 사람에겐 희망의 빛이 될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노력이 좌절과 실패와 절망과 후회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수형자들에게 회복과 용서로 전해져 그들을 올바르게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실패하고 실수한 자를 다시 일으켜서 돌아오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이 하신 일이었음을 기억하고 우리도 그와같이 행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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