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반성문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김형태 박사
2013년 11월 13일(수) 14:13

우리가 처음 사랑을 버렸는가? 그렇다면 빨리 회개하여 초심과 기본으로 되돌아가자.(계 2:3~5)
 
맹자는 인간본성을 네 가지 마음(四端)이라 하여 인의예지(仁義禮智)로 규정하였다. 그 내용은 ①측은지심(惻隱之心), 즉 다른 사람의 불행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仁)이요 ②수오지심(羞惡之心), 즉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義)이요 ③사양지심(辭讓之心), 즉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禮)이요 ④시비지심(是非之心), 즉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마음(智)으로 설명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上善若水, 眞水無香(최고의 선은 물같이 되는 것이요, 진짜 물은 향기가 없다)'이란 구절이 있다. 하나님의 섭리와 말씀에 순종하면 순천자(順天者)가 되어 하나님이 복으로 보상해주신다는 원리이다. 그러나 실제 이 세상은 순리보다 역리와 비리, 정법보다 불법과 탈법이 더 많은 것 같다.
 
레프 딕슨이 지적하는 우리시대의 역설을 들어보자.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생활은 더 가난해지고, 물건은 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적어졌고,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여유는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해졌고, 지식은 늘었지만 판단력은 부족해졌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하게 화를 낸다. 너무 많이 마시고(술) 너무 많이 피우며(담배) 너무 늦게까지 자지 않고 너무 지친 채 일어나며 너무 적게 독서하고 너무 많이 TV를 본다. 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훨씬 더 줄었다. 말은 너무 많이 하고 사랑은 너무 적게 하며 거짓말은 너무 자주한다. 생활비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다.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의미 있게 사는 법은 망각하였다. 달나라에는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어려워졌다. 공기청정기는 갖고 있지만 우리 영혼은 점점 더 오염돼가고 있다.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은 부수지 못한다. 이익은 더 많이 내지만 관계는 더 많이 나빠졌다."
 
금년도 한국인 삶의 질은 100점 만점에 53점이요, 조사대상 36개국 중 2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보다 3위나 떨어졌다. 무역거래 세계 7위, 경제능력 세계 12위에 비해 너무 초라한 위치다. 사회 안전은 6위, 시민참여는 14위이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26위요, 공동체의식은 34위 수준이다. 모양은 커도 병아리를 깰 수 없는 무정란(無精卵)같으니 외화내빈이다. 빨리 거화취실(去華就實) 해야겠다. 이는 곧 말세적 현상이기도하다.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고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여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하나님보다 쾌락을 더 사랑하며, 경건의 모양(흔적)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실천궁행)은 부인한다."(딤후 3:2~5)
 
나는 이런 모습에 해당 없나. 정말 자유로운가? 한번쯤 고민해보자. 동양의 옛 성현들이 이런 현상을 논의한 바 있다. ①高樹靡陰 獨木不林(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 서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 ②言耕者衆 執耒者寡(밭가는 걸 논하는 사람은 많으나 막상 쟁기를 잡는 사람은 적다) ③不爲棟樑 先折木枕(기둥이야 어찌되든 말든 내 목침부터 자르고 본다) ④桃李不言 下自成蹊(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아무 말 안 해도 그 밑에 저절로 오솔길이 생긴다) ⑤源潔則 流淸, 形端則影直(물 근원이 맑으면 흐르는 강도 깨끗하고, 본체가 반듯하게 서면 그림자 또한 곧게 된다) ⑥射者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활을 쏘는 자는 군자와 비슷하다. 활을 쏘아 과녁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돌이켜 자신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금년도 기독교 신자수를 보면 모든 교단이 감소추세를 보였다. 가톨릭이나 불교신자가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있단다. 목회자가 교인들을 가이드 하는 게 아니라 교인들이 목회자를 염려하고 있단다. 간디는 "기독교는 좋은데 기독교인은 싫다"고 했단다.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김형태 박사 / 한남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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