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미인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위한팡세

오덕호 총장
2013년 11월 13일(수) 10:20

아름다움, 관계 따라 달라져
먼저 사랑하면 사랑받게 돼
 
중세 유럽의 어느 주일날, 마부들이 교회 앞에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마부가 잘난척하며 말했다. "오늘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 중 최고의 미인에게 내가 키스를 하겠다." 마부들은 어이가 없었다. 예배에 참석한 부인들이 얼마나 지체가 높은데 감히 일개 마부가 키스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마부는 틀림없이 키스할 것이라며 큰 소리를 쳤다. 그리고 못 믿겠다면 내기를 하자고 했다. 무료하게 기다리던 마부들은 일제히 내기를 했다. 당연히 모두 그 마부가 키스를 못한다는 데 돈을 걸었다.
 
드디어 예배가 끝나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귀부인들이 정장을 입고 지나가는데 참으로 감탄할 만한 미인들이 많았다. 마부들은 '누가 최고의 미인인가? 마부는 어느 여인과 키스할 것인가'를 궁금해 하며 기다렸다. 여러 미인들이 지나가도 그 마부는 본체도 안하고 더 아름다운 여인을 기다린다는 듯이 서 있었다. 한참 사람들이 나온 후에 드디어 이 마부가 앞으로 달려가더니 한 부인을 껴안고 열렬하게 입을 맞췄다.
 
그러나 기대했던 마부들은 "에이"하며 실망의 탄성을 질렀다. 그 부인은 아무리 봐도 미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초라하게 차려입은 평범한 중년 부인이었다. 마부들은 그 마부에게 달려들어 자기들이 이겼다며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러나 마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내가 이겼어. 이 부인이 오늘 여기서 예배드린 최고의 미인이야." 마부들은 비웃었지만 그 마부는 다시 한 번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정말이다. 이 부인이 최고의 미인이라고. 이 부인은 바로 내 아내니까." 그 말을 듣자 다른 마부들은 할 말이 없었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승리를 인정하고 각자 자기 마차로 돌아갔다.
 
사랑은 이런 것이다. 사랑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사랑은 외모를 넘어서는 것이며 조건을 넘어서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부모는 제 자식이 제일 예뻐 보인다. 왜 그런가. 진짜 제 자식이 가장 잘생겨서 그런가.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반대로 미운 사람은 예뻐 보이지 않는다. 항상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도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사랑하면 예쁘게 보이고 미워하면 추하게 보이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성형신드롬에 빠져 있다고 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미남, 미녀가 되는 데 집착하고 있다. TV를 보면 배우들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얼굴이 많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고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미인이 되는 길은 얼굴을 고치는 게 아니다.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랑만 받으면 저절로 최고의 미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사랑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먼저 사랑하면 된다. 남을 이해해주고, 남을 존중해주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 사람들 눈에 예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일본의 한 여자고등학교를 방문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예뻐 보였다. 그래서 교장선생님께 물었다. "이 학교는 얼굴을 보고 학생들을 뽑나요?" "아닙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왜 학생들이 이렇게 예쁜가요?" 교장선생님은 잠깐 생각한 후에 대답했다. "우리 학교는 기독교 학교인데 학생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맞는 말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마음에 있으면 그 사랑이 표정에 나타나고 태도로 드러난다. 그러면 예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외모의 미인이 아니라 사랑의 마음과 행동으로 남에게 덕을 끼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정말 아름답고 고귀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바란다.

오덕호 총장/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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