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언어 한국어 번역 통일해야"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1월 07일(목) 17:17
WCC 총회 한국어 번역팀 지적…"힘들어도 보람된 작업"
제3세계 영어 사용자 증가, 선교 무대 이전 결과 간접 확인
 
역사상 첫번째로 한국에서 열린 WCC 총회에서는 여러가지 '첫 기록'이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어 문서'와 '통역'이 제공됐다는 점이었다. WCC는 전통적으로 영어와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와 러시아 등 5개 언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리는 총회인 만큼 한국어가 공식언어로 깜짝 등장했다. 이를 위해 WCC는 한국어 문서 번역팀을 조직해 방대한 분량의 회의자료와 문서들을 번역해 매일 아침 회의장으로 배달했다. 하지만 이 일을 위해 한국어 번역팀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키며 번역에 몰두했다. 총회 폐막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벡스코에 마련된 커뮤니케이션 팀 사무실에서 만난 번역팀원들은 "힘들어도 보람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번역팀에는 감신대 박일준 연구교수를 팀장으로 서종원 목사(꿈의교회), 주연수 교수(부산장신대), 안종희 씨(전문번역가) 등 5명이 참여했다.
 
최초로 한글 번역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박일준 교수는 "번역에 참여해 보니 앞으로 한국어가 WCC 총회에서 공식채택되지 않더라도 각종 문서를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WCC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번역하면서 기독교의 역할이 엄청나게 넓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공감대가 확산되는 출발점이 바로 번역"이라고 말했다. 안종희 씨도 "에큐메니칼 회의에서 나오는 중요자료들을 번역하는 일이야 말로 에큐메니칼 교육의 시작"이라면서, 번역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문서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살려 번역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번역팀은 한 단어라도 번역에 차이가 있을 때는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신중하게 회의를 했다. 그러다보니 정해진 시간까지 문서를 내놓아야 하는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서종원 교수는 "공공정책위원회(PIC)에서 특히 문서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 문서의 특징은 초안과 개정, 완전문건 등 절차에 따라 문건의 종류가 많았다는 점"이라면서, "그때마다 번역문서를 만들어야했고 특히 에큐메니칼 관련 용어들이 한국어로 통일되어 있지 않았던 점이 무척 일을 어렵게 했다"고 전했다. 각 용어의 번역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 주연수 교수도 "우리교회가 에큐메니칼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다보니 관련 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면서, "단순히 언어문제라기보다는 교회현장에서 우리의 실천이 부족했다는 자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기자들을 위해 통역업무를 담당했던 한 목사는 "통역을 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제3세계의 영어를 사용하는 분들이 무척 많았다는 사실이었고 이는 결국 선교의 무대가 남반구로 옮겨갔다는 의미라고 이해했다"면서, "한국교회가 더 국제화되려면 해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고 키우는 일을 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해 교회가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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