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역과 공간의 중요성

[ 대학로 행전 ] 대학로행전

오동섭 목사
2013년 11월 01일(금) 09:54
상상이 표출되는 곳, '스페이스 아이'

"상업적인 공간이 가득한 거리에 진실한 만남과 사귐이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대학로 거리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공간들이 있다. 그 공간 속에는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200개가 넘는 소극장이라는 공간에서는 날마다 연극이나 뮤지컬의 형식으로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커피를 소재로 한 공간도 대학로 거리마다 넘쳐난다. 그 속에서 테이블이라는 작은 공간에 머문 사람들은 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수다를 떨며 다른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식(食) 공간이다. 식사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원하는 식공간을 찾아 들어간다. 물론 다른 종류의 공간들도 많지만 대학로는 간단히 공연의 공간, 커피의 공간 그리고 식 공간으로 구분되어진다. 이 세 가지의 공간을 들어내면 대학로는 아마 휑해질 것이다.
 
대학로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면서 점점 더 이런 공간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거리마다, 골목마다 오밀조밀하게 구분되어진 크고 작은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나누며, 삶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대학로는 공연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 많은 공간 중에 진실한 만남과 사귐보다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가득하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기획되어진 공연을 보고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그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내면의 쉼과 여유를 갖기보다는 마치 달콤한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며 더 달콤하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 이런 저런 공간에 대한 생각과 사역에 대한 묵상 가운데 상업적인 거리에서 복음을 통한 진실한 만남과 사귐의 공간을 기획하게 됐는데,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영국식 홍차까페인 '레이첼의 티룸'이고 두 번째가 영화까페인 '8과 1/2'이다. 다른 공간과 달리 복음 안에서 좀 더 여유와 쉼, 진실한 사귐을 가질 수 있는 컨테츠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세 번째 공간 프로젝트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아이' 공사에 앞서 기도하고 있는 청년들
그 문은 지난 8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가장 소망적인 기회로 하나님이 열어 주셨다. 짧지만 2년 동안 사역을 하면서 내면적으로 현실적으로 피로감이 고조되어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마음 속으로 '이렇게 계속 할 수 있을까'하는 위기감도 느껴졌다. 여름 사역을 마치고 잠시 쉬며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후반기와 내년의 사역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교회적으로 함께 기도해 오던 예배와 사역을 위한 새로운 공간에 대한 강한 필요를 느끼게 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엄두를 낼 수도 없는 것이었다. 향후 사역과 새로운 공간에 대한 문제를 두고 깊은 기도를 하는 가운데 한 분에게 전화를 받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위한 기본적인 재정이 마련되었다. 하나님이 새롭게 일하시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적으로 오랫동안 기도해오던 것이 응답된 것이다. 새로운 공간을 위한 준비는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9월부터 새로운 공간을 찾기 위해 교인들이 함께 금식하며 기도를 시작했고 추석이 지나 티룸 가까이에 알맞은 공간을 계약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간을 위한 사례조사와 기획회의를 거쳐 내부를 설계하고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며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렇게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된 세 번째 공간의 이름을 '스페이스 아이(Space I)'로 정했다. 이 공간 프로젝트는 대학로에서 좀 더 적극적인 문화예술을 통한 선교사역이 될 복합문화공간이다. 'Space I'의 'I'는 'Imagination'의 첫 글자이다. 특히 다문화, 다음세대, 문화예술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Space I'는 목적에 따라 공간이 변하도록 기획 되었다. 기본적으로 연극 연습실에서 때로는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로, 소극장으로, 콘서트홀로, 세미나공간으로 내부 인테리어가 변하는 상상력의 공간이다. 11월 셋째 주에 완공이 될 세 번째 공간프로젝트 복합문화공간 'Space I'를 통해서 진실한 사귐과 만남을 위한 창의적의고 신선한 이야기들이 담겨질 것이다. 이미 종로 구청과 함께 11월 19일에 김응교 교수의 '윤동주와 십자가', 11월 27일에 유니타스브랜드 권민 대표의 '상상력의 힘'이라는 주제로 지역과 함께하는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12월에 두 번의 전시회와 작은 연극 공연과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선교의 문을 열어주셨다. 이 공간 속에 담겨질 진실한 이야기들, 진실한 만남들 그리고 진실한 변화들이 기대된다.
 
그래 공간이다!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공간을 통해 하나님의 충만으로 이 지역을 충만케 하는 다양한 상상력들이 'Space I'를 통해 표현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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