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선한 얼굴의 출소자

[ NGO칼럼 ] NGO칼럼

최준영 목사
2013년 10월 23일(수) 09:23

무섭고 차갑던 눈빛의 재소자들도 하나님 찬양
복음이 관심ㆍ사랑 통해 전해질 때 기적 일어나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기독교세진회는 전국 교도소(구치소)에 있는 수형자들과 그 가족들을 돕는 단체다. 교도소에 있는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기 때문에 교도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리고, 수형자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영치금을 지원해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역하고 있다.
 
사역의 일환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교정시설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에 특정한 교도소를 1년에 두세 번 정도 방문하게 된다. 보통 교정시설에서는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않고 주중에 날짜를 정하여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 지난해 12월 11일 의정부교도소에서 예배를 드렸다. 의정부교도소는 1000명이 넘는 수용자들이 있는 적지 않은 규모의 교정시설이다.
 
수형자들로 이루어진 찬양대의 찬양이 끝났을 때 예배 인도자인 필자에게 예배 순서에는 없었던 특송이 있다는 메모가 전달되었다. 그리고 두명의 수형자가 특송을 하였는데 한명은 찬양대를 지휘하는 수형자였고, 다른 한명은 찬양대원이었다. 어머니의 기도라는 제목의 특송을 마친후, 지휘자인 수형자가 마이크를 들고 옆에서 찬양을 하였던 다른 특송자를 소개했다.
 
"지금 함께 특송을 한 이 형제는 12년간 복역하다 이제 이번 주말에 출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형제를 본 것은 지금부터 딱 1년 전인 지난해 말이었습니다. 처음 본 그의 눈빛은 의정부교도소의 다른 어떤 형제들보다도 차가웠고, 날카로운 눈빛 속에 무서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그가 변하였습니다. 참 많이 변하였습니다. 이 형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그를 위해 기도하셨던 어머니 덕분이었고, 어머니의 기도를 들어주셨던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예배의 자리에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하셨고, 또한 계속해서 성경말씀을 읽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의정부교도소에서 가장 눈빛이 차갑고 무서웠던 이 형제는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다음주 예배에서 더 이상 이 형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배를 통하여 함께 특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앞날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특송을 하고 있을때도 그랬지만, 특송을 마친 후 옆에 서있던 이 형제의 선한 얼굴을 보면서 그가 지난 12년간이나 교도소에서 복역을 해야 하는 죄를 지었다는 것과, 1년 전까지 의정부교도소에서 가장 눈빛이 무섭고 차가운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이렇게 출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드린 교도소 예배에서 특송을 하였던 그를 바라보면서 오랫 동안 교도소에서 생활하던 아들을 위해서 기도하였을 어머니의 간절한 눈물이 떠올랐다. 끝까지 아들을 놓지않았던 어머니의 사랑과 기도, 그리고 교도소내에서 함께 신앙을 이끌었던 신앙의 친구들과 그들을 통하여 은혜를 주셨던 하나님이 계셨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어머니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특송을 한 찬양대 지휘자와 그 형제는 특송 후에 뜨거운 포옹을 했다.
 
우리나라 재소자의 재범률이 60%가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교도소 수형자들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과 예산이 쓰여지고 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이런 우리의 현실에서 교도소 수형자가 변화되고 다시 올바르게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복음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속에서 그래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예수그리스도로 인한 복음이요, 그것을 잘 전할 수 있는 것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기 때문이다.

최준영 목사/기독교세진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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