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열차]한반도 평화 위한 러시아 교회 협력 재확인

[ 선교-WCC10차총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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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4일(월) 09:28

평화열차 모스크바 세미나,"남북 평화 위한 한국교회 노력 지지"

   
▲ 베를린 HBF역에서 평화열차 탑승을 앞두고 함께 한 참가자들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의 염원을 싣고 달리는 평화열차가 지난 9일 저녁 독일 베를린 HBF역에서 출발, 지난 10일 폴란드, 벨로루시를 거쳐 두번째 기착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7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달려 도착한 모스크바에서 평화열차 참가단은 평화순례 및 세미나 등의 일정을 진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러시아 교회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WCC 제10차 총회가 남북 평화의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11일 오전 '정의와 평화를 위한 종교 공동체'를 주제로 모스크바 다닐로프스키호텔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러시아정교회 및 WCC 관계자, 한국교회 대표들이 참가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력했던 러시아 교회와 WCC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평화열차와 제10차 부산총회에 대한 전망 등을 내용으로 발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러시아정교회 대표로 인사한 힐라리온 대주교(러시아정교회 대외협력위원장)는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한국의 교인들과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화열차의 행진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지난 1983년 WCC 밴쿠버 총회에서 채택된 정의와 평화에 대한 문서를 2000년 러시아정교회 주교회의에서 받아들이는 등 러시아정교회도 사회 정치 전반에 걸친 정의와 평화에 대한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소개하고 "특히 빈곤하고 힘없는 이들과 함께 한 예수님처럼 최근에는 분배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1일 모스크바 다닐로프호텔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세미나 광경

WCC 국제협력국장 매튜 조지 박사는 "러시아정교회는 1989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WCC의 모임이 모스크바에서 열릴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모스크바 선언'이 나올 수 있도록 한 한반도 평화의 적극적 협력자"라고 정교회 측에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아울러 WCC는 지난 1984년 도잔소 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1999년 콘라드 라이저, 2009년 사무엘 코비아, 2013년 올라프 총무가 북한을 방문해 남북의 평화를 위해 애썼을 정도로 에큐메니칼권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WCC의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매튜 박사는 "2011년 평화열차에 대한 계획을 처음 들었을 때 매우 놀랐던 일이 생각난다"며 "평화열차는 정의와 평화를 강조하는 WCC 10차 총회 주제에 대한 분명한 표현으로, 세계 곳곳에 평화의 열매를 뿌리면서 평화를 위해 노력한 경험들을 나눠주는 평화의 메신저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특히 유럽의 평화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유럽안보협력회의의 '헬싱키 프로세스(Helsinki Process)'로부터 동북아평화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분석한 서보혁 교수(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발제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 교수는 "남북관계 발전과 지역 안보협력의 병행 추진의 틀에서 볼 때, 북한 압박용 혹은 중국 포위용 국제 연대에 한국이 참여하는 일은 북한, 중국의 의심과 반발을 사 한국의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협력의 선순환' 구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남북 대립 상황에서 지역안보협력에 기여한다는 것은 넌센스이며, 통일을 위해서 한국은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 안보협력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인사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는 "오늘 세미나에서 러시아가 한국교회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씀해주셨으니 러시아와 평화통일의 동지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며 "평화열차에 적극 협조해준 러시아정교회에 감사하며 오늘의 모임이 러시아 교회와 한국교회 간의 우정을 돈독하게 하고 평화통일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한편, 평화열차 참가자들은 모스크바 곳곳을 탐방하며 평화순례를 진행한 후 12일 오후 카잔스카이아역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다음 기착지인 이르쿠츠크로 향했다. 베를린에서 131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던 '평화열차'는 이르쿠추크까지 95명의 참가자들이 참가하며, 최종 목적지인 부산까지는 85명의 인원이 동행할 예정이다.
 
<평화열차 공동취재단>

평화열차 안에서는 어떤 일이?

대화와 묵상,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뜻 깊은 시간 보내

베를린에서 모스크바까지 27시간, 모스크바에서 이르쿠츠쿠까지 93시간, 이르쿠츠크에서 베이징까지 58시간. 기차 안에서의 이동시간만 총 178시간여 소요되는 '평화열차'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세계 최장의 기차여행 코스다.
 
그러면, 이 긴 시간동안 평화열차에 탑승한 참가자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지난 8~9일 베를린에서 모스크바까지의 27시간 동안 기차 안에서의 첫 시간을 보낸 참가자들은 좁은 기차 안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불만보다는 평화열차 참가자들간의 대화, NCCK측에서 마련한 평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일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열차에서는 특히 50~70대의 '어르신' 참가자들이 새벽 5시경부터 기상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평화를 향한 열망을 표현했다. 청년들은 다양한 인종간 스스럼 없이 섞여 대화를 나누고, 자체적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도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 베를린-모스크바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참가자들
특히 일별로 마련된 묵상자료를 통해 참가자들은 말씀 묵상, 나눔, 세계 각 나라의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며 기도를 했다.
 
NCCK 평화열차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전답사를 했던 경험이 있는 나핵집 목사(열림교회)는 "몇달 전 한번 경험해봤지만 열차 안에서의 시간이 길 것 같지만 막상 경험하면 생각처럼 지루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있을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도 독서와 사색, 참가자들과의 속 깊은 대화를 하다보면 지루한 줄 모르고 시간이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참가한 힐초 엘렌 씨(마랄랜드복음교회 청년회 총무)는 "열차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대화하고 노래하고 기도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의 긴 시간이 걱정도 되지만 친구들과 함께 여러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나갈 수 없는 좁은 통로, 길이 2m, 폭 1.5m, 높이 2.5m의 좁은 공간에서 3명이 함께 써야 하는 공간의 제약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취향, 서로 다른 언어, 서로 다른 습관들을 이해하며 '평화열차 속의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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