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가해자 접근하기

[ 교회와 함께 만드는 學暴 없는 세상 ] 학폭없는세상

문재진 목사
2013년 10월 02일(수) 11:21

정부나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줄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줄지 않는 이유는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보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앞서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청소년들의 자살도 줄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의 연이은 죽음 앞에서 사회, 학교 그리고 교회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겁박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것이 아니라 그저 친구 사이에 장난 쳤을 뿐이라며 폭력을 부인하는 아이들의 반듯한 얼굴은 할 말을 없게 만든다. 교과부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학교폭력을 단호하게 대처하기 위해 학교폭력을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가해학생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마련했다. 그 중의 하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폭력을 가한 학생의 징계 사실을 기록해서 상급학교 진학에 불이익을 받게 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는 학교폭력을 저질러서는 안되는 이유가 대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노르웨이의 심리학자 댄 올베우스(Olweus)는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해 '개인, 또는 집단적으로 특정 학생들을 반복적ㆍ주기적으로 집단 따돌림, 또래 괴롭힘, 학교폭력을 주도적으로 행하거나 동조하는 자'라고 했다. 예전에는 물리적인 이득을 얻거나 힘의 우위를 내세우기 위해 학교폭력을 행사했다. 최근에는 또래들의 지지를 통해 다른 아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 지능화되어 가고 있다. 힘의 우위를 통하여 지배하거나, 의도적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상처를 주어 피해 학생이 고통 받는 것을 즐기는 것이 가해학생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지만 가해행동에 대해 김규태교수는 세 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첫째, 심리적 요인이다. 가해행동이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발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있었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원만하지 않은 또래관계, 해소되지 않는 욕구불만, 혼자만의 고민 같은 것들이 폭력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가족적 원인이다. 부모와의 역기능적 관계로 인하여 성장과정에서 애착에 실패하거나,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또래관계에서 경직되고 적대적인 양상을 보인다. 특히 가정에서 폭력을 목격하면 이것이 학습되어 부정적 감정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셋째, 또래관계다.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또래관계가 깊어진다. 가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경우 부족한 친밀감이나 인정 욕구를 또래들 관계에서 충족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거친 행동이 인정받게 되면 강화요인이 되어 가해행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학교마다 전문 상담사가 필요한 이유다. 모든 학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한 두 번 하는 예방교육으로는 근본적인 원인에 접근하여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학생들의 피난처요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 모두가 동등하게 위로받고 회복되어야 할 곳이다. 그 시작은 아이들 곁으로 다가서는 것이다. 가해행동으로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도 한 때 피해자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진 목사 / 마중물교육공동체. 일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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