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덕 그리고 구원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복동 목사
2013년 10월 02일(수) 11:05

약 40년 전, 서울 시내 모 교회에서 목회자세미나가 열렸다. 그 때 강사로 오셔서 후배들에게 귀한 지혜를 깨우쳐주신 그 목사님의 모습과 그 때 분위기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생각할 때마다 기쁘고 행복하다. 그 세미나가 끝나기 전 질문시간에 어느 참석자가 강사 목사님에게 질문하였다. "목사님, 목사가 장발(長髮)하는 것이 좋습니까?" 많은 참석자들이 그 질문을 들으며 웃었고, 강사 목사님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그 당시는 머리를 길게 기르는 장발이 한창 유행하였는데 목사들 중에도 장발을 하는 이가 있었다. 강사 목사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목사가 장발을 해도 사람들이 보기에 이상하고 너무 높게 올려쳐도 북한 사람 같아 보여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 때 필자는 큰 감동을 받았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권(人權)'과 '자유(自由)'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다. 인권과 자유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에게 소중한 가치이다. 주님께서 자유를 가르쳐주셨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1~32).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갈 5:1). 우리는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았다(갈 5:13). 자유와 인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유가 있는 곳에 인권이 있고 인권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은 존재 이유와 목적이 있다. 진선미(眞善美)의 근본인 거룩하신 하나님은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전 3:1),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다(잠 16:4).
 
인권과 자유를 강조하는 곳에는 개성을 존중하고 추구한다. 각각 자기의 길(my way)을 가라고 한다. 모두 일리 있고 때론 필요한 충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님을 따르고 본받는 그리스도인들이 인권과 자유를 생각할 때 함께 생각할 것은 덕(德)이다. 사람은 홀로 살지 않고 부부가, 가족이, 친구와 이웃이 함께 사는 존재이다. 가정과 교회와 사회가 모두 함께 사는 곳이다. 이렇게 함께 사는 사람이 늘 명심할 것은 함께 사는 이웃이다.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여야 한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황금률(黃金律)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 하신 말씀과 새 계명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하신 말씀을 기억하여야 한다.
 
어린 아이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성장할수록 남을 생각하고 이웃을 배려한다. 우리 주님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고 오셨고(막 10:45),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다(요 13:15). 주님을 본받는 그리스도인은 인권과 자유를 귀하게 여기되 나의 인권과 자유 보다 남의 인권과 자유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을 통하여 말씀하시지 않는가.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얻게 하라"(고전 10:23~24, 31~33). 자유를 누리되 덕을 세우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천하보다 더 귀한 사람들로 구원을 얻게 하자.

김복동 목사 /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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