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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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목사
2013년 10월 02일(수) 10:52

불로소득은 불행의 원인
성경도 '일확천금' 경계
 
   
한신대 임석민 교수가 지은 '돈과 삶'에 나오는 이야기다.
 
정부인 임 씨는 일찍 과부가 되어 바느질로 입에 풀칠을 하면서 아들 형제를 스승에게 맡겨 공부를 시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처마 밑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황금이 가득 차 있었다. 임 씨는 재빨리 파묻고는 그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얼마 후 임씨는 그 집을 팔고 조그만 움막으로 옮겨갔다.
 
후일 친정 오빠와 금 항아리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들어온 재물은 재앙입니다. 까닭 없이 금덩이를 얻은 것은 상서롭지 못하니 반드시 재앙이 뒤따를 것입니다. 또 사람은 살면서 궁핍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어린데 의식주가 편안하면 학업에 힘을 쏟지 않을 것입니다. 가난을 겪지 않으면 어찌 재물의 귀함을 알겠습니까. 그래서 거처를 옮겨 금에 대한 욕심을 끊은 것입니다. 지금의 조그만 재산은 이 열 손가락으로 모은 것이니 갑자기 굴러들어온 금덩이와 비교할 수 없지요" 오빠는 임 씨의 높은 식견에 탄복하고 감동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역전을 꿈꾸며 대박을 노린다. 자신의 운명을 단 한 번에 뒤집어 보겠다며 운명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로또(Lotto)'로 이름 붙여진 복권을 사기 위해 복권 가게를 드나든다. 과연 로또 당첨자들은 인생 역전을 이루었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오히려 정 반대로 인생 파멸을 겪게 되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게 된다.
 
1993년 18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복권에 당첨되었던 재미 교포 이 모씨는 그로부터 불과 8년 뒤인 2001년에 판산 선고를 받았다. 분수에 넘치는 생활이 파산의 원인이었다. 당첨금은 20년간 매년 62만 달러씩 받는 조건이었는데 이 씨는 이를 담보로 연 14~20% 금리의 돈을 빌려 대저택과 고급 자동차를 구입하고 도박에 빠져 2000년 한 해에만 38만 달러를 탕진하기도 했다. 남은 당첨금을 일시에 받아 빚을 청산하고도 부족해서 180만 달러짜리 집마저 저당잡히고 결국 친구 집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으며, 현재 미국 정부가 주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그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등 당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당첨금 때문에 아내를 구타해 입건되는 일도 있고, 당첨금을 8개월 만에 탕진하고 금은방을 털다 감옥 신세를 진 사람도 있다. 당첨자들은 살인, 피살, 상해, 파산, 정신병 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로또 당첨자들의 90%가 결국은 파산했다.
 
잠언 2장 21절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속히 잡은 산업은 마침내 복이 되지 아니 하느니라."

'석유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산유국들이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 쇼크를 거치면서 갑자기 국부가 늘어나게 되자 늘어난 국부를 흥청망청 쓰다가 갑자기 석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재정 적자에 빠졌고, 이미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의식을 잃어버린 국민들이 가난에 허덕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많은 복권 당첨자들에게 닥치는 불행도 같은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늘어난 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른 채 흥청망청 쓰다 보면 어느새 가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망령되이 얻은 재물은 줄어가고, 손으로 모은 것은 늘어 가느니라"(잠13:11) 대박은 없다.

김용수 목사/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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