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양보가 주는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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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목사
2013년 09월 24일(화) 16:00

양보, 사람됨 판단의 척도
선행으로 하나님 드러내야


   
예수님의 기적 가운데 최고의 기적은 바로 오병이어의 기적이었다. 네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것이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가장 큰 복을 받은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빈손으로 왔다가 졸지에 배부르게 먹게 된 사람들이었을까. 아니다. 예수님께 도시락을 들고 온 어린 아이, 그가 오병이어 기적의 최대의 수혜자였다. 왜 그런가. 그 아이는 자신의 것을 줌으로써 엄청난 선물을 받을 수가 있었다. 먹고 돌아서면 이내 배가 고팠을 적은 음식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실컷 먹고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아이는 평생 그 놀라운 감격을 결코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한 목사님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회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성도가 고난주간 새벽기도회에 나와 은혜를 받았다. 그분은 남양주 일대 건설 현장에 소위 '아시바'라는 건축용 발판을 대여해 주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그야말로 물건이 없어서 대주지 못할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와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대여를 요청하기에 평소 같으면 버럭 소리를 질러 쫓아버렸을 텐데 예수를 믿게 된 지라 그러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네, 알았어요. 그렇게 하세요. 고난주간이라서 예수님 생각해서 허락하는 겁니다" 얼마 후 정상 가격을 알게 된 그 손님이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말하자 그 성도는 웃으며 다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난주간 덕분인줄 아세요."

성경에 보면 그 인물 됨됨이에 비해 그리 큰 조명을 받지 못하는 인물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이삭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에 가려 그는 설교에도 잘 언급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이삭이 얼마나 범상치 않게 보였던지 그를 지켜보던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이 그를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중략)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창 26:28,29)

그의 됨됨이는 양보하는데서 드러난다. 요즘에도 우물 하나 파는데 몇 백만 원씩 들어갈 만큼 쉽지 않은데 이삭은 그렇게 어렵사리 파놓은 우물을 이웃에게 빼앗기는 일을 무려 세 번씩이나 겪었다. 양보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정말 블레셋 사람들의 뻔뻔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삭은 그토록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두 말 하지 않고 그곳을 떠나 다시금 우물을 파곤 했다.

이삭은 이웃과의 재산 다툼에서 큰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물러서는 길을 선택했다. 그럼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재산이 줄어들고 망하게 되었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는 그 일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창 26:28) 여호와께서 그의 지경을 넓혀 주시고 번성케 하시는 복을 누리게 되었으며 (창 26:22)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맛보게 되었고 (창 26:31) 하나님께서 그의 삶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은혜를 경험할 수가 있었다. (창 26:32)

사람들은 제 밥도 못 찾아 먹는 사람을 볼 때 비웃으며 손가락질 한다. 그러나 충분히 권리가 있고 법으로 하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보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삭이 보여준 통 큰 사람의 면모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사람의 멋진 모습이다. "내가 예수님 믿기 때문에 양보하는 줄 아세요" 이 말을 들으시는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실까.

김용수 목사/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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