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이긴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탁지일 교수
2013년 09월 24일(화) 13:35

'교회는 이긴다'. 40대 옥한흠 목사의 사도행전 강해설교들을 모아 엮은 책의 제목이다.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냉소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으로 한국교회를 바라봤던 모습이 부끄러웠다. 이단문제로 혼란스러운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고상한 신앙인의 자세로 한탄만 했지,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그 교회가 영원한 주님의 교회이며, 반드시 승리할 주님의 교회라는 성서의 약속을 잊었던 것이다.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다. 이단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의 무기력함을 바라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의 최후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던 것이다. 교회의 모든 것이 온전히 주님께 속해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순간, 자신의 의를 지나치게 내세우며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당당하게 분열시켰던 노바티안과 도나투스와 같은 우를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분명히 교회는 우리의 교회가 아니라 영원하신 주님의 교회이다. 그리고 그 교회는 반드시 이긴다.

이단정죄보다 피해회복이 이기는 교회의 참된 표징

이단문제로 혼란스러운 한국교회에 지금 필요한 것은 복음의 본질에 충실한 교회로 거듭나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깊이 머물러 그 말씀대로 살기 위해 고뇌하기보다, 이단의 잘못을 지적하는데 지나친 열심을 냈던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복음은 이단비판에 우선한다. 교회의 신앙고백은 내가 무엇을 믿는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이단들의 오류를 밝히는 신학의 함축된 진술이며, 교회의 본질은 이단정죄를 넘어, 이단피해의 회복과 치유에 있다.
 
정적을 제거하거나 교권을 잡기위한 명분으로 이단문제가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상식적인 동의를 결여한 호교론적인 이단대처도 안 된다. 또한 한기총이 200여 신학교수들을 고소한 사건처럼, 교회의 이단대처활동이 내부적인 혼란을 겪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최대 수혜자는 이단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이러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이단도 문제지만 이단을 규정하는 주체인 교회 지도자들도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단대처의 궁극적인 목적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와 회복에 맞춰졌을 때, 교회는 이단에 이길 수 있다.

이단대처는 한국교회 정체성 회복의 시금석

최근 후계구도를 준비하는 신천지의 추락이 가시화되면서, 교회와 기관들의 공세적인 신천지 대처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단대처는 예방이 최선이다. 이제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에 대한 대처에도 전 교단적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교회는 막강한 재력과 영향력 그리고 조직적인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신천지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내 최대 이단조직으로 성장했다. 해외 외국인들에 대한 미혹도 우려할만한 상황이 되었다. 신천지가 비상식적인 포교활동으로 교회와 사회의 부정적인 주목을 받는 동안, 하나님의교회는 사회적 순기능을 통해 조용히 성장하며 실리를 챙긴 것이다.
 
한국교회의 이단대처는 그 전환점에 서있다. '한국교회 미래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한국교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가 이단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이단대처는 한국교회 정체성 회복의 중요한 시금석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이단이 아무리 강해도, 주님의 교회는 반드시 이긴다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탁지일 교수 / 부산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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