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한 성도의 고난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복동 목사
2013년 09월 24일(화) 10:58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 심방 중에 있었던 일이다. 함께 심방하던 노년의 장로님이 필자에게 물으셨다. "목사님, 평생 성도들에게 존경 받으며 목회하시고 명예롭게 은퇴하신 목사님이 노후에 중풍으로 쓰러져 오랫동안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그 때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하나님께서 고생하시는 그 목사님을 통하여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보면서도 하나님을 믿고 교회생활에 충성하는지, 아니면 낙심하는지 시험하시는 것이지요." 그러자 장로님이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시며 무엇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응답하셨다. 그 때 필자에게 질문하신 그 장로님의 마음 속에는 고난은 죄 값이라고 하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죄 값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도 고난을 죄에 대한 벌로 말씀하는 곳이 많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선민으로 살아온 유대인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욥기에 나오는 욥의 친구들,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이 누구의 죄 때문인가를 묻던 제자들의 이야기 등이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다. 더 나아가 우리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하나님 말씀 성경에는 고난을 죄 값으로만 말씀하지 않는다. 성경은 고난의 이유(종류)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신다. 잘못하여 당하는 고난 외에 부당한 고난(벧전 2:19)도 있고, 의인과 선인을 위한 고난(롬 5:7)도 있으며, 욥처럼 의인이 이유 없이 당하는 고난도 있다.
 
세상에는 언제나 고난 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난 당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 고난을 죄 값이라고만 생각하지 말자.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 죄인이요 의인은 하나도 없다(시 14:1, 53:1 이하, 롬 3:10). 죄 값인 고난을 생각한다면 고난 당하지 않을 사람이 누군가? 누가 누구를 정죄하고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죄인들이다. 주님의 말씀이 들려온다.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 13:3, 5).
 
고난 당하는 이웃을 볼 때마다 주님을 생각하자.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주님(롬 5:8)을,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요 8:7, 11)"하신 주님을,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 하신 주님을,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하신 주님을 생각하자. 그리고 주님을 본받아 고난 당하는 이웃을 불쌍히 여기자. 우리 주님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셨다. 복음서에 보면 주님께서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셨다는 말씀이 많이 나오지 않는가. 하나님은 창세전에 선택하시고 허물과 죄를 모두 대속하여 자녀 삼으신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엡 4:32)", "마지막으로 말하노니 너희가 다 마음을 같이하여 동정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불쌍히 여기며 겸손하며(벧전 3:8)"라고.
 
우리는 이웃을 정죄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고난 당하는 이웃을 볼 때 정죄하지 말고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며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어야 한다. 특히 고난 당하는 경건한 성도를 볼 때 시험에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나 자신이 고난을 당할 때 낙심하거나 시험에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고난 당한 성도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욥은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 중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고백하였다.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공의의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하나님은 미쁘시다. 하나님은 영원한 현재이시다. 한 번 택하심은 영원한 택하심이다. 경건한 성도의 고난으로 시험에 들지 말고 미쁘신 하나님을 경외하고 본받아 살아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영화롭게 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김복동 목사 /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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