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7년 간 세계 102개국 여행한 문종성 청년

[ 피플 ] 영크리스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09월 06일(금) 10:13

"철없이 뛰어든 세상에서 하나님 만났죠"
  
 

   
 


전세계를 자전거로 누비는 문종성(33세) 씨. 그는 무모하리만큼 열정적인 기독 청년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가 가보지 않은 길, 만나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두려움과 싸우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이미 여러 언론이 이 꿈많고 열정 있는 청년의 청춘로드를 조명했지만, 그의 시선과 걸음이 하나님과 선교 현장에 맞춰져 있음은 밝히지 않았다.
 
"어느 순간 마음 속에서 기쁨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제 모습을 보며 심한 영적 갈급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그리스도인의 가치를 찾아가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고, 그 꿈을 자전거 비전트립으로 실현하게 됐죠."
 
그는 인생의 십일조를 광야에서 선교 사역자를 만나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300만원을 가지고 지난 2006년, 그의 나이 26세에 한국을 떠났다. '비전이 없으면 청춘이 아니다'를 모토로 자전거를 타고 102개 국을 순회하며, 100여 가정의 선교사를 만난 그의 이야기는 늘 화제다.
 
여행 중 그는 대부분 노숙을 했는데, 하루 5000원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청빈한 순례였다. 위험한 지역에서는 소방서, 경찰서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선교 현장을 방문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의 삶은 기쁨이 충만했다.
 
아마존 오지에서는 8년 만의 외부 손님이 되기도 했고, 아프리카에서는 선교 현장에서 모기장 프로젝트를 펼치며 후원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는 강도를 만나 카메라와 노트북 등 모든 장비를 빼앗기기도 했는데, 그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큰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고국에서 전해오는 기도와 응원의 메시지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정말 낙심해 있을 때 한 청년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당신의 도전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 모두의 도전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죠. 그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말 하나님만 의지하며 다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그는 선교 현장의 필요에 따라 자전거, 오토바이, 텐트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선교사에게 기증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다시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셨다.
 
"7년여의 시간 동안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두렵고 힘들었다면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와서 취직하고, 결혼도 했겠죠. 하지만 비전트립의 시작이 처음부터 광야같은 곳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부모, 친구, 교회 청년들 곁을 떠난 그가 외롭진 않았을까. 그는 힘들고, 배고프고, 심지어 강도를 만나도 외롭진 않았지만, 말씀을 나누며 교제할 사람이 없어 영적인 힘겨움은 컸다고 회고했다.
 
7년 간의 여행을 통해 문종성 청년은 청년의 시기를 넘어서고 있다. 그는 자전거 타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거기에 그를 사랑하고 지켜보시는 하나님이 계셨다.
 
내년 1월, 일본 일정을 끝으로 그의 비전트립은 대장정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그 후에는 전국을 순회하며 청년들을 만나고, 신앙 서적도 발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러가지 기대에 부푼 그는 "정해진게 없어서 불안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해진 게 없어서 선택할 것이 많을 수도 있죠. 모든 기독 청년이 현실의 불안을 영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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