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오해

[ 교회와 함께 만드는 學暴 없는 세상 ] 학폭없는세상

문재진 목사
2013년 09월 03일(화) 16:00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이 일어난 2011년 12월 이후를 기점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학교를 넘어 전반적인 사회문제가 되었고, 학교 현장은 심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학교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학교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한 교육이 강화 되었다. 학부모총회나 교육에서도 상담 대신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했고, 전 학년이 한 학기에 2시간씩 똑같은 내용으로 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먼저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우리 반에는 학교폭력이 없고, 학생들 간의 싸움은 학교폭력이 아니다.
 
교사의 40.6%는 '학교폭력의 수준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의 경우에는 33.7%만이 '학교폭력의 수준이 심각하지 않다'에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이것은 학교폭력 심각성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이 다름을 나타낸다. 교사나 어른들에게는 사소하게 보이는 장난, 괴롭힘 등이 당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또한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거나 가해를 하고도 행동수정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에도 차후에 큰 문제를 가질 수 있다.
 
둘째, 애들 싸움은 애들끼리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인 학생들 간의 싸움은 양쪽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 그러나 학교폭력에서는 피해ㆍ가해자간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피해학생은 폭력을 당한 후에 외부의 상처는 물론 심리ㆍ정서적인 큰 충격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교사, 학부모가 개입하여 피해ㆍ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만 학교폭력을 중단할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고, 그러한 행동은 어른이 되면 없어진다.
 
흔히 '애들은 원래 싸우면서 커,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자의 경우 그대로 두면 폭력성향이 심화되어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적으로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폭력이 발생되었을 때에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넷째, 우리 어렸을 때도 학교폭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잘 산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아픔을 오래도록 기억한다. 성인이 되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학교폭력 경험을 말하지 않을 뿐이다. 피해경험은 평생 피해의식으로 남을 수 있다. 교사나 어른들에게는 사소하게 보이는 장난, 괴롭힘 등이 당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 중심이 아닌 피해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문재진 목사 / 마중물교육공동체ㆍ일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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