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의 리더십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이성희 목사
2013년 09월 03일(화) 15:56

세계의 리더를 꿈꾸는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의 시대가 열렸다. 시진핑이 중국의 새 국가원수가 된 뒤 세계의 언론들은 한 결 같이 그의 지도력을 '외유내강의 카리스마'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주요 2개국인 'G2' 체제를 구축한 중국을 이끌어갈 그가 외유내강의 지도자란 것이다. 그는 13억 인구인 중국의 1인자가 되기 전까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거의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차분히 농민들과 부대끼며 밑바닥에서 내공을 쌓아갔으며 전임자들이 갖지 못한 경쟁력을 키워갔다. '외유내강'은 힘 있고 무서운 리더십이다.
 
'외유내강'이란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나 속은 곧고 꿋꿋함을 의미한다. 한쪽 끝에서 다른 쪽까지 꼿꼿이 굽지 않고 바르고 곧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지만 방법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자세를 말하기도 한다. 외유내강은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드러운 자세를 가리킨다.
 
삼손은 성경의 인물 가운데서 가장 힘센 사람이었지만 그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언제나 혼자 싸웠고 모든 것을 협력자 없이 하여 거대한 조직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둘째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기의 충동을 통제할 만큼 강인하지 못했다. 외면적으로 강한 자는 한결 같이 내면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의 이야기는 중요한 사실을 암시한다. 골짜기에 흩어진 뼈와 뼈들이 서로 연결되었고, 연결된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생기고, 가죽이 덮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생기가 들어가서 살아 있는 거대한 군대가 되었다. 마른 뼈가 강한 군대가 될 때에 가장 연한 피부는 겉에 있었고, 가장 강한 뼈는 속에 있었다. 처음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의 원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은 가장 강한 것은 속에 있고, 약한 것은 밖에 있다. 겉은 약하고 속은 강하게 만드신 것이다. '외유내강'은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이다. '외유내강'은 하나님의 모습이며,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착한 크리스찬인 일본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 여사가 교회에서 동물원장 초청 강연회에 참석하였다. 동물원장은 각각 동물들의 특성과 수명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미우라 여사가 질문하였다. "동물이나 생물 중 어느 것이 빨리 죽나요?" 원장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도전적이고 성질이 급한 놈, 덩치가 큰 놈들은 빨리 죽습니다. 그러나 온유한 동물들은 오래 삽니다. 또 곤충 가운데서도 투구벌레처럼 등딱지가 딱딱한 놈들이 빨리 죽습니다".
 
여러 해 전 '사학법' 개정이 교회에 발등의 불로 떨어졌을 때 우리 교단의 많은 지도자들이 삭발이라는 과격함으로 부당함을 전했다. 최근에 '차별금지법'이 입안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또다시 우리 교단은 강한 어조로 법의 부당함을 전했다. 기독교의 근본이나 성경적 진리를 훼손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고 수호해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요, 지도자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 항상 강하기만 하면 안 되며, 외면만이 강해도 안 되며, 내면의 강함을 너무 쉽게 노출해도 안 된다. 지도자는 자신의 내면의 강함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으며 필요할 때는 그 강함을 굽히지 않는다.
 
야생을 지배하는 것은 포식가 맹수가 아니라 온유한 동물이다. '온유'라는 단어는 원래 잘 길들여진 종마를 묘사하는데 사용되는 단어이다. 그리스도를 닮은 그리스도인은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하게 되는 복을 누리는 자이다.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온유함으로 세상의 완고함을 이기는 자들이다.

이성희 목사 /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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