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서자

[ 논단 ] 주간논단

김동엽 목사
2013년 08월 30일(금) 15:31

"열매 맺는 삶은 사랑의 범위와 대상을 넓힐 때 이뤄져"
 
제98회 총회의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총회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갖고 우리 교단을 주목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1500백 총대들 모두에게 하늘의 능력과 지혜를 허락하셔서 모든 사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총회를 준비하면서 연 초부터 온 성도들과 더불어 하루에 세 번 기도하는 기도운동을 펼쳐왔다. 어린아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성도들이 성 총회를 위한 기도운동에 참여하면서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성령에 충만해 있다.
 
최근 기독공보를 통해서도 보도됐지만 이번 회기 보고되는 교세통계를 보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수는 지난 회기에 비해 112개가 늘었지만 성도 수는 4만 1000명이나 줄어들었다. 더욱 우려되는 사실은 교회학교가 전년에 비해 2만 3000명 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오늘의 교회학교는 내일의 한국교회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는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교회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노인 계층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을 효과적으로 품기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총회 사회봉사부에서 '저출산고령화대책위원회'를 특별위원회 가운데 하나로 조직해 줄 것을 임원회를 통해 청원했다. 대책위의 조직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교회 최초의 노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노력은 사랑의 실천을 위한 것들이다.
 
기독교의 본질은 바로 사랑이다. 문제는 이제까지 우리가 생각하고 실천해온 '사랑'의 대상과 범위가 극히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내 가족, 내 교회, 내 학교, 내 지역…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온통 '나'를 중심으로 한 편협한 사랑에 그쳐왔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는 사랑의 범위와 대상을 '나'가 아닌 '하나님과 이웃'으로 넓혀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나온 주제이다. 나 자신만을 위한 사랑은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지만, 그 눈을 밖으로 돌리면 많은 맺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창조의 원리이며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통치의 원리이다. 소외된 노인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부모 잃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기르며, 낭비되는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여 환경 사랑을 실천하는 이 모든 것이 바로 열매 맺는 사랑인 것이다.
 
어느 추운 겨울, 심방을 하다가 버려진 버스 속에서 오돌 오돌 떨고 있는 네 남매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도망갔고 아버지는 막노동판을 떠돌아 다니면서 방치된 아이들이었다. 교회로 데리고 와서 씻겨주고, 새 옷을 입혀주고, 먹여 주고, 재워 주었다. 며칠 후, 교회를 찾은 아이들의 아버지가 한 참을 부둥켜안고 울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던 기억이 있다. 교회가 그들에게 베푼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한 도움이었던 것이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그 후부터는 더 열심히 새벽기도를 마치면 일과처럼 쌀과 연탄을 자전거에 싣고 동네를 누비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바로 그렇게 교인만이 아니라 지역주민 전체를 품었기에 하나님께서 오늘의 목민교회로 축복해 주셨다고 믿는다. 결심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랑은 '나'를 넘어설 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나'를 넘어 '이웃'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여 귀한 사랑의 열매를 맺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김동엽 목사/총회 부총회장ㆍ목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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