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경제학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08월 22일(목) 10:45

21 다윗이 이왕에 피곤하여 능히 자기를 따르지 못하므로 브솔 시내에 머물게 한 이백인에게 오매 그들이 다윗과 그와 함께한 백성을 영접하러 나온지라 다윗이 그 백성에게 이르러 문안하매, 22 다윗과 함께 갔던 자 중에 악한 자와 비류들이 다 가로되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은즉 우리가 도로 찾은 물건은 무엇이든지 그들에게 주지 말고 각 사람의 처자만 주어서 데리고 떠나가게 하라 하는지라 23 다윗이 가로되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군대를 우리 손에 붙이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 24 이 일에 누가 너희를 듣겠느냐 전장에 내려갔던 자의 분깃이나 소유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분깃이 25 일반일찌니 같이 분배할것이니라 하고 그 날부터 다윗이 이것으로 이스라엘의 율례와 규례를 삼았더니 오늘까지 이르니라 (삼상 30:21~25)
 
지난 장에서 다윗은 전장에서 거절 당하고, 아내를 빼앗기고, 죽을 고비를 맞이하는 고난을 한 꺼번에 겪은 것을 우리가 읽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힘을 얻어 냉정을 되찾은 다윗은 가족들을 납치해 도망간 아말렉 군을 추격하기로 합니다. 워낙 맹렬히 달려가야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기에 다윗 수하의 600인의 병사중 200인은 브솔이라는 시내에서 뒤쳐지고 말았습니다. 다윗은 그들을 두고 나머지 400인을 데리고 계속 아말렉을 쫓습니다. 드디어 적들의 진영에 도착한 다윗의 일행. 추격당하는 줄도 모르고 승리에 도취하고 술에 대취한 적군의 진영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잠들어 있었습니다. 다윗의 습격으로 아말렉 군은 초토화됩니다. 다윗은 시글락 성에서 납치당한 부녀자들을 모두 다 구출하고 거기다가 엄청난 량의 노획물까지 얻어서 개선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힘에 부쳐 브솔시내에서 뒤쳐졌던 200여명의 병사들이 다윗을 영접하러 나오자 다윗 진영의 고약한 사람들이 갑자기 나서면서 "저들에게는 전리품을 주지 말라"고 다윗에게 요청합니다. 공을 세운 것은 자기들이라는 것이지요.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긴 것은 우리 공이 아니다. 온전히 하나님께서 주신 승리를 우리가 독차지 하는 것은 옳치 않다. 낙오한 이들에게도 똑같이 분배해야 한다."
 
우리는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 이야기에서 '성장'과 '분배'에 관한 소중한 성경적 메시지를 발견합니다. 성장지향과 분배지향은 국가의 경제정책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그 어디서나 달려갈 길을 가는 것에 역점을 둘지, 아니면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들을 배려해 다같이 가는 것에 중점을 둘 지 매 순간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메이징 그레이스 교회에서 노숙자 봉사를 위해 팀을 하나 만들었다고 합시다. 고생하는 노숙자들을 위해 될수록 많은 인원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봉사하려고 하는데 봉사 팀원들의 상황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팀원 열명중 5명은 시간이 많고 나머지 5명은 거의 시간이 없는 바쁜 사람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팀은 바로 오늘의 화두 '성장'이냐 '분배'냐의 문제에 부딪칩니다. 시간이 많은 사람 위주로 일을 밀고 나갈지 아니면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배려 해서 천천히 나아갈 지라는 중요한 갈림 길에 서는 것이지요. '성장과 분배'를 경제가 아닌 성과의 용어로 번역하면 '결과냐 과정'이냐의 문제가 되는데 이런 경우 '많은 사람을 돕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팀원들간에 한 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한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성경은 이와 같은 어렵고도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 지혜로운 답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갈길은 가되, 뒤쳐지는 사람에게도 과실을 공평히 분배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면, 하나님의 사업을 하고 있다면, 거대한 선단에서 가장 뒤쳐지는 배의 속도에 선단 전체가 인질로 잡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갈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갈길을 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실은 그 영광은 추월자나 낙오자 모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 성경말씀이 전하는 '정의'입니다. 세상의 경제정의는 '능력만큼 번 자가 능력만큼 쓴다'이지만 하나님의 경제정의는 '능력있는 자가 벌고 꼭 써야 하는 사람이 쓴다'입니다. 세상에 그런 경제가 통하는 곳이 두 군데 있습니다. 첫째는 가정입니다. 엄마 아빠는 능력만큼 벌고 도움이 필요한 자녀들은 그것을 쓰며 자라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그 두번째는 교회입니다. 능력있는 자, 믿음있는 자가 헌금하면 아직 여리고 믿음이 충분치 않은 사람은 그것을 먹고 자라납니다. 그래도 역시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 곳, 그 곳이 교회입니다. 그리고 천국입니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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