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위한 기도회

[ 대학로 행전 ] 대학로행전

오동섭 목사
2013년 08월 22일(목) 10:44

   
▲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대학로의 변화를 위한 청년들의 기도모임 촛불이 켜진다
목요일 저녁 7시. 미와십자가교회 지하 사무실에는 어김없이 기도모임이 시작된다. 5-6명이 청년들이 모여 자신의 있었던 일들을 나누며 웃기도 하고 안타까운 일에 함께 공감하기도 한다. 7시 15분쯤이 되면 탁자 위에 촛불을 밝히고 찬양집과 기도문을 나눈다. 잠시 후 촛불만 남겨두고 실내에 있는 모든 불은 끄고 침묵으로 기도회가 시작된다.
 
"찬양하여라, 주 찬양하여라, 찬양하여라 구원의 하나님…이 시간 시편 37편을 교독한 후에 개인적으로 묵상하겠습니다…이제 하나님의 주신 마음으로 도시를 위해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하나님, 대학로 상업적인 거리가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쉼과 소망을 주는 문화의 거리가 되게 하소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 기도모임은 개척 초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시작은 4명으로 시작했다. 모임시간도 금요일 8시였다. 대학로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길 사모하며 대학로에 있는 교회를 위해, 도시의 변화를 위해, 미와십자가교회를 위해 기도해왔다. 무엇보다 개척을 준비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마음에 한 그림을 그리게 하셨다. 대학로의 많은 청년들이 모여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며 도시를 위하여 기도하고 자신의 삶의 자리에 돌아가 그리스도인으로 행동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그림을 가지고 이전에 알았던 찬양사역자인 전도사님과 '도시를 위한 기도회'를 위한 비전을 나누며 언젠가 하나님이 기회를 허락하실 때 함께 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처음 이 기도회를 시작하면서 문득 오래전 고향교회의 목요기도회를 시작한 것이 떠올랐다. 오래전 고향교회에서 청년부 회장으로 섬길 때 시작했던 청년부 목요기도회도 처음엔 4명이었다. 당시 첫 기도회를 마치고 이렇게 고백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비록 여기에 4명이 모였지만 사실 천군천사들이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기도모임은 몇 년 후 대학 캠퍼스별 기도모임으로 확산되었다. 1886년 8월 사무엘 밀즈를 비롯한 다섯 명의 학생들이 빗방울을 피해 건초더미 아래에서 다섯 명의 기도모임이 미국선교역사를 주도한 것처럼 지하 사무실에서 시작된 이 기도회가 도시를 변화시키는 영적인 동력이 될 것을 확신하며 매주 모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지 1년 뒤 놀랍게 하나님은 새로운 형태의 열매를 맺게 하셨다. 젊은이를 위한 새로운 교회 시작하기 위해 우리교회에 예배 탐방으로 오신 성공회 신부님과 대화 가운데 '도시를 위한 기도회'에 대해 서로 공감하게 되었다. 그 기도회는 일반적인 찬양과 기도 모임과 달리 모던 락(modern rock) 형식의 찬양과 예술적인 말씀 나눔 그리고 성찬, 떼제 스타일의 기도회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하게 되었다. 4개월간의 긴 논의와 준비 끝에 장로교의 미와십자가교회와 성공회의 '길찾는 교회' 그리고 찬양 사역팀인 인더시티 워십(In the city worship)이 함께 세상과 이웃을 위한 기도회로 '코너(corner)'라는 연합 찬양과 기도모임이 대학로 성공회 교회에서 2013년 1월부터 시작되었다. 첫째 주에서 셋째 주 까지는 각 교회에서 기도모임으로 모이고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7시 30분에는 연합기도모임인 '코너'로 모이게 된다. 교파는 다르지만 도시의 변화를 위한 같은 열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협력하고 도시 가운데 있는 소외된 자, 연약한 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는 기도와 함께 시작한다. 사도행전의 마가의 다락방에서 시작된 제자들의 기도를 통해 오순절의 성령강림의 역사가 일어나고, 복음이 온 유대와 사마리아 땅 끝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처럼 지하 사무실에서 4명으로 시작한 기도회지만 앞으로 수많은 헌신된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이 대학로에 모여 이 도시를 위해 함께 아파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며 기도하게 될 것을 소망하며 대학로에 새로운 기도의 바람이 불기를 소망한다.
 
"하나님, 당신이 이 도시를 보시며 아파하시는 것들로 아파하게 하시고,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구하여 응답받는 기도모임이 되게 하소서."

오동섭 목사 / 미와십자가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