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웃음을 선교현장에서…

[ 여전도회관 건축이야기 ]

신옥숙
2013년 08월 19일(월) 18:32
"역사의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배후에서 섭리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이것은 창세기에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계속되는 역사관이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통해서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을 말씀하신다. 그때 '사라'는 속으로 의심하고 그 말을 믿지 못했다. 사라의 고백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어찌 낙이 있으리요"(창18:12) 그것은 다 늙고 자식이 없고 낙이 없고 고통 속에 지내는 사라의 모습이다.

그러나 창세기 21:6에 보면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는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여 나타나고 사라는 희열에 넘치는 감격을 연발한다. "사라가 가로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하나님은 사라의 찌든 얼굴에 웃음을, 낙이 없이 지내던 삶 속에 즐거움을 주셨으며 많은 자들과 함께 하셨다.

필자는 경남노회 여전도회연합회의 일을 감당하면서 '사라의 웃음'같은 일을 여러번 경험하곤 했다. 제62회 경남노회 총회 시에 나는 1분의 시간을 허락받고 여전도회 회관을 건축하고 나서 남은 10억 부채를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여러 장로님, 목사님께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연약한 여성들의 힘으로 거대한 여전도회 회관이 완공된지 1년이 지났습니다. 세계 유일의 여성 선교기구로서 귀중이 사용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지난 제72회 총회 시 전국 3000여 교회가 10억 부채를 부담키로 했으니 경남노회 산하 100여 교회가 모두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확답을 해주십시요."

여전도회관 100억 재산은 교단총회 재산이다. 떨리는 보고를 조심스레 하고 있는데 여기 저기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겁도 없이 여자들이 어디두고 보자 10억을 갚아 내는지, 10억이 남의 아이 이름인가?" "여전도회관 팔아서 가난에 찌든 농촌교회나 도와주지 주제를 모르고!"

여기저기 들리는 비웃음과 어느 장로의 호통치는 소리가 들려오니 자신감을 잃고 앞으로 해결해 가야하는 많은 어려움을 예상해 보았다. 그러나 지금의 고난이 나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음 사업을 위한 일이요, 선교여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도로 말씀에 의지해 용기를 냈다.

빌립보서 1:6의 말씀은 큰 힘이 되었다. "우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확신하노라" 바울의 고백을 나의 고백으로 받아드렸다.

그뒤 부지런히 뛰어다녔으며 선교의 불모지였고 연약하던 경남노회 여전도회에서 90년 5월까지 3800만원의 방대한 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각 지교회마다 여성들의 힘은 대단했다. 조그만 개척교회에서도 오병이어의 기적을 믿으며 헌금해 주었고 금식했고 울며 기도했고 따가운 비난도 참았다.

이제는 '사라'처럼 웃을 수 있다. 나 혼자만의 웃음이 아니라 경남노회 여전도회 선후배 영생회원들과 전회원의 웃음이 되었다. 불가능을 가능케한 하나님의 역사 앞에 사라처럼 웃어본다. 사라의 웃음이 선교현장마다 가득하길 기도한다.

경남노회 여전도회연합회 전 회장 신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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