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희화화(?)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8월 19일(월) 13:05
최근 한 공영방송의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조선족들의 어설픈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코너가 매주 안방극장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은 예능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이를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고, 이로 인해 이미지가 훼손되어 한국에서의 삶이 더욱 힘겨워지는 조선족들이 있다는 것을 방송 제작진들은 인식하고 있을까?
 
사실 조선족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 본교단 교역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조선족들은 자신들을 희화화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안다고 해도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노동에 지쳐 그러한 것들을 신경쓸 겨를이 없거나 TV 시청을 할 수 없어 이러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자신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매주 방송됨으로 인해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악화되는 것에 대해 인식을 하더라도 드러내놓고 이들은 자신들의 불만이나 목소리를 표현할 채널이나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조선족 이주자들은 최악의 '을(乙)'인 셈이다.
 
취재 중 한 목회자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솔직히 돈의 가치만을 쫓으며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 조선족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은 철저하게 돈만 추구하는 한국의 극심한 약육강식의 세계를 경험한 이들인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가 십수년 전 심은 열매를 지금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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