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부산 교회의 헌신을 조명한다(上)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8월 16일(금) 10:59
총회 개최 임박 , "그 준비상황을 점검한다" 3.  

조직적인 반대에도 불구, 성공적 개최 위해 뛰고 또 뛴다
부산 준비위를 중심으로 지역 교회ㆍ부산장신대ㆍ부산YMCA 함께 연합
 
WCC 제10차 부산총회가 이제 두달여 남짓 남았다. 그동안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준비가 한창 진행돼 왔지만 정작 총회가 열리는 부산 지역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고충을 청취하는데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본보는 2회에 걸쳐 WCC 총회 부산준비위원회를 주축으로 WCC 부산총회를 위해 뛰고 있는 부산 기독교계의 준비상황을 점검한다.
 
   
▲ 사진 좌측은 지난 1월 열린 WCC 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부산 지역 전진대회, 우측은 지난 해 10월 부산장신대에서 열린 WCC 모의총회. 선교국장 금주섭 목사와 에큐메니즘 국장 마틴 로브라 목사가 주제 강연을 맡았다.

【부산=장창일 차장】 WCC 제10차 총회가 열리는 장소는 부산이다. 하지만 부산은 복음화율이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낮은데다 심지어 WCC를 반대하고 있는 예장 고신 총회의 본산이자 예장 합동 총회가 뿌리 내린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좋지 않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WCC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여러 교단들과 조화로운 화합을 지향하며 최전방을 방어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WCC 제10차 총회 부산준비위원회(위원장:허원구)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에 가려 진명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WCC 총회 부산준비위원회는 보수교회들의 조직적인 반대 속에서 쉴새없이 유탄을 맞아가면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총회 준비의 큰 축인 부산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부산장신대학교(총장:최무열)와 부산YMCA(사무총장:김길구)가 '부산 교계의 역량'을 한 데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부산 기독교계는 외적으로는 반대여론을 의식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원봉사자 모집부터 '한국에큐메니칼신학원(KETI) 운영 계획 수립과 평화콘서트 준비 등으로 분주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특히 WCC를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여론 속에서 WCC 총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교인들마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안 단속을 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장신대 배현주 교수(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기획위원)는 "글로벌 의식을 갖춘 지역의 리더들을 키우자는 것이 바로 교단의 방침이다. 이것이 지역 에큐메니즘 활성화의 한 부분인데 부산 기독교계는 이번 WCC 부산총회의 준비과정이 미래를 위한 가장 큰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원봉사자 모집과 훈련 등 이미 알려진 일들 외에도 주말 프로그램 구성과 총회 참석자들이 11월 3일 주일에 예배 드릴 교회들을 연결하는 일, 합창단을 모으는 일이며, 새벽기도 교회들을 정하는 일까지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맡겨진 책임이 큰 만큼 어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중에서도 서울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WCC 총회 부산준비위원회 위원장 허원구 목사(산성교회)는 "아무래도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서울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보니 당장 협력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총회까지 이제 2달여 남짓 남은 형편에서는 한국준비위원회와 부산준비위원회 사이에 물리적인 거리가 존재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말해 한국준비위원회 사무실을 속히 부산에 개소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WCC 총회 한국준비위도 지난 달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8월 중 부산에 한국준비위 사무실을 개소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부산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직원들이 부산으로 출장을 다니는 것은 넌센스"라면서, "조속히 부산에 사무실을 개소해 한국준비위와 부산준비위가 한 자리에서 WCC 부산총회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덧붙이며 한국준비위 부산 사무실 개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부산 교계의 뿌리 깊은 반대여론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부산YMCA 이사회는 모임을 갖고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YMCA 김길구 사무총장과 이사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는 부산의 반대여론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부산YMCA의 입장을 서면으로 정리해 발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김길구 사무총장은 "19세기가 위대한 선교의 세기라면, 20세기는 초교파적인 교회연합운동 즉 에큐메니칼 운동의 세기로 당시에 존 R 모트 등 YMCA 리더들이 이 운동의 주역이었다"면서, "YMCA는 정장 로고에 담긴 '우리 모두 하나 되게 해달라'(요한복음 17:23)는 성구의 상징성이 말해주듯 에큐메니칼 운동의 DNA가 있다. 그만큼 WCC 부산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 부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감당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YMCA가 WCC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에 대해 설명했다.
 
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의 변화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배현주 교수는 "건강한 기독교 신앙을 위해선 개인영성과 공동체적인 목회와 대사회적인 예언자의 자세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번 총회를 통해 에큐메니칼 영성을 경험하게 될 한국교회가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단단한 음식'인 예언자적인 사명도 감당하는 교회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는 결국 북반구와 남반구 교회들 모두에게 한국교회가 신뢰를 받고 우리가 세계교회의 꿈나무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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