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의 신비

[ 목양칼럼 ] 목양칼럼

박태부 목사
2013년 08월 13일(화) 17:15

신학생 시절 '나같이 부족하고 못난 것이 과연 그토록 영광스러운 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내가 이 길 감을 기뻐하실까?' 생각하면서 "하나님! 만약 저같이 부족한 것에게 목사의 성직을 허락하신다면 10년은 시골이나 어려운 교회에서 헌신하겠습니다"라고 서원했고 기도할 때마다 같은 고백을 드렸다. 그런데 신학을 마치고 첫 전임전도사로 불러 준 곳이 거제도 새장승포교회였다. 이곳에서 2년 후 목사안수를 받고 6개월 후 거제제일교회의 청을 받고 첫 담임목회를 은혜롭게 하던 중 2년을 채우지 못해 새장승포교회가 어려움을 당하며 담임으로 부르기에 순종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크게 부흥하는 중 안동과 부천 등지에서 부름이 있었지만 '신학생 시절 10년간의 그 서원'이 생각나 거제도에서 만 10년을 채우게 되었다. 그래서 거제도에서의 10년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제외하곤 가장 오래 머문 곳이요, 행복한 목회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제2의 고향이 되었고 지금도 늘 그리워지는 곳이다.
 
이 거제도의 뜻을 풀면 '클 거(巨)' '구제할 제(濟)'로서 '크게 사람을 구하는 섬'이다.
 
그리고 이 섬을 이렇게 칭한 것이 신라시대라 하는데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런 지명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이상하고 신비한 것은 지명의 뜻 그대로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장군이 옥포대첩을 통해 나라를 크게 구했고 6ㆍ25동란 때에는 피난민과 포로 약 100만명을 수용함으로 크게 사람들을 구하였고 그 이후에는 대우와 삼성 두 대형조선소가 거제도에 문을 여므로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직장을 얻어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됨으로 또 엄청난 사람들을 구하는 섬이 되었다.
 
무엇보다 거제도는 영적으로도 큰 구원의 섬이 되었다. 6ㆍ25때 북한에서 피난한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마을마다 교회를 세워 전도함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고 또 조선소가 세워진 후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직원들과 가족들이 이곳에서 전도받아 새롭게 신앙생활을 함으로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구원받아 지금 거제도에는 몇 개의 대형교회들까지 세워지고 그 교회들이 세계 선교까지 활발하게 감당함으로 거제도는 이름 그대로 많은 사람을 영육간에 구원하는 땅, 구원하는 섬이 되었다.
 
그리고 거제도 중심에는 구천계곡이라는 약 13km의 굽이치는 긴 계곡이 있다. 구전에 '구천계곡의 물이 거꾸로 흐를 때는 나랏님이 나온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것은 정말 현실성 없는 말이었으나 두 조선소와 그로 인해 유입된 엄청난 사람들의 공업용수와 식수를 감당할 길이 없어 결국 댐을 막고 터널을 뚫어 계곡물이 거꾸로 흐르게 되고 나랏님이라 할 수 있는 김영삼 대통령이 나왔다.
 
이런 일들을 통해 성경의 교훈대로 말이 중요하고 지명이나 인명의 신비함에 대해서 늘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 목회하고 있는 밀양도 이제 10년째에 접어 들었는데 이 밀양의 뜻을 생각해 본다. '빽빽할 또는 비밀스러운 밀(密)'에 '빛 양(陽)'이다. 이창동감독은 영화 '밀양'에서 'Secret Sunshine'으로 번역했다. 나는 이 빛을 말라기 4장 2절의 "의의 태양"이요, 요한복음 1장 9절의 "참 빛되신 예수님"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래서 예수님의 은혜의 햇살이 또는 신비하고 거룩한 햇살이 빽빽한 땅이 되는 그날이 속히 도래하여 지금은 복음화율이 낮은 이 땅이 전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땅, 그래서 햇살이 빽빽하여 전국에서 기온만 최고로 뜨거운 땅이 아닌 성령으로 뜨거운 거룩한 도성이 되기를 기도하며 꿈꾸어 본다.

박태부 목사 /밀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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