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땅에서의 두 가지 기도

[ 목양칼럼 ] 목양칼럼

박태부 목사
2013년 08월 07일(수) 13:56

내가 목회하고 있는 밀양의 여름 기온은 해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아니나 다를까 금년에도 7월 중순부터 지금 8월 초순까지 전국 최고로 뜨거운 땅답게 휴대폰에 매일이다시피 폭염경보 메시지가 발령된다.
 
그래서 나는 요즈음 이 메시지를 볼때마다 "하나님! 우리 밀양이 기온만 최고 수준으로 뜨거운 땅이 아니라, 성령으로도 전국에서 최고로 뜨거운 땅이 되게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여러 종류의 무더위를 절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런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저 내 나름대로 이런 분류를 해 보았다.
 
27~28도의 더위는 '가마솥 더위', 29~30도 더위는 '찜통 더위', 31~32도 더위는 '찌는 듯한 더위', 33~34도 더위는 '불볕 더위', 35도 이상은 '살인적 더위'라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이중에 가마솥 더위나 찜통 더위나 찌는듯한 더위는 사우나하는 셈치고 어느 정도 견딜 수도 있고 몸의 노폐물도 땀으로 배출되고 하니 견딜만 하고 필요한 더위이지만, 불볕더위는 너무 더워 견디기 힘들어 잘못하면 정신이 혼미해 질 수도 있고 그런 상태로 어떤 일을 하다가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라고 폭염주의보를 내린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더위! 그래서 도저히 견딜 수 없고 잘못하면 일사병 열사병으로 죽을 수도 있는 더위를 살인적 더위라 칭하며 절대 조심하라고 폭염경보를 발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꾸만 물도 과일도 시원한 것을 찾게 되고 시원한 계곡이나 숲이 그리워진다.
 
어떤 날은 소나기라도 지나가게 되면 땅이 식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습도가 올라가 불쾌지수가 얼마나 높은지 시원한 것 가지고도 견디기가 힘들어 차디찬 것을 원하게 된다.
 
그래서 물도 시원한 냉수가 아닌 차디찬 빙수를 찾게 되고 빙과류에도 손이 가고 음식도 냉면을 시키고 커피도 냉커피를 마시게 된다. 그러면 몸의 열기도 식고 불쾌지수도 떨어지고 몸과 마음이 생기를 좀 얻게 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생각이 우리 인간을 열불나게 하거나 시원 상쾌하게 하는 것은 기온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 중에는 남을 너무나 많이 열불을 나게하여, 돌아버리게 하거나, 불같은 화를 돋구어, 자해ㆍ자살하게 하거나, 화를 너무 많이 돋구어 풀길이 없게 된 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칼을 휘두르고 총을 난사하고 불을 지르고 폭발물을 터트려 수많은 사람을 사상케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서, 우리 기독인들은 남을 열불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시원한 사람, 얼음 냉수같은 사람이 되어 오히려 열불난 사람을 시원케 해주는 사람, 지친 이웃에게 생기를 주는 사람, 상한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사람, 불같은 화를 진정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겠구나 생각하면서 또 하나의 기도를 하게 된다.
 
"주님 우리 밀양교회 성도들은, 열불나게 하는 사람이 많은 열불나는 세상에서, 얼음냉수 같은 사람들 되게 하소서!"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 25:13)

박태부 목사 / 밀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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