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성도, 자살 예방을 위해 어떻게...

[ 상담Q&A ] 상담Q&A

반신환 교수
2013년 08월 07일(수) 13:53

   
A. 성도 한 분 한 분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시군요. 성도님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살피시네요.
 
우울증이 바로 자살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그 원인으로 우울증을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울증이 자살의 원인은 아닙니다. 우울증이 자살을 유발한다면 여성 자살률이 더 높아야 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더 많거든요. 그런데 남성 자살률이 더 높습니다.
 
우울증의 증상에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생각하더라도 대부분 자살을 시도할 의도나 구체적 자살계획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즉, 자살이 우울증의 결과는 아닙니다.
 
우울증이 자살의 원인은 아니지만, 정신장애 환자는 자살의 취약성이 높습니다. 정신장애는 자살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자살의 과정은 '자살욕구'와 '자살능력'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자살욕구'는 외로움과 부담감으로 구성됩니다. '외로움'은 사람들과 단절되어 있는 느낌과 서로 보살피는 관계, 즉 의지하거나 돌보는 사람이 없는 상황입니다. '부담감'은 스스로 짐이 되고 있다는 느낌과 자신에 대한 증오심입니다. 후자는 낮은 자존감, 자기비난, 수치심으로 이어집니다. 외로움과 부담감의 조건이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없으면, 이들은 '자살욕구'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자살능력'과 결합하면 치명적 자살시도의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이 때, '자살능력'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통증에 대한 내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아동기 학대, 가족이나 친구의 자살, 자살미수, 전투경험은 '자살능력'에 영향을 줍니다. 결국, 정신장애는 '자살욕구'를 촉진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장애를 갖고 있으면, 외로움과 부담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특히, 우울증 환자는 의욕도 없고 집중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그리고 이 어려움을 주변사람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부담감입니다. 스스로 가족의 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한데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부담감을 느낍니다. 더구나 내인성 우울증처럼 만성화되면 부담감이 더 높아집니다.
 
우리 문화는 인간의 실용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쓸모 있는 인간이 되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열심히 듣고, 스스로 되뇌며 자녀나 친구에게 자주 사용합니다. 이것은 성취동기를 유발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가치를 실용성에 국한해서, "쓸모없는 인간은 가치가 없다"는 관점을 촉발합니다. 그래서 "아픈 사람은 가치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신장애가 만성적이고 재발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고 '자살욕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울증 성도님을 자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쓸모 없는 인간도 존엄하다"고 느끼게 해 주십시오. 이것이 복음입니다.

반신환 교수 / 목사ㆍ한남대학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