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기 총회장 손달익 목사 이임 대담

[ 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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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6일(화) 11:01
일시 : 2013년 7월 31일 12시
장소 : 총회장실
대담 : 안홍철 편집국장
사진 및 정리 : 장창일 차장

안홍철 편집국장 : 총회장님께서 부총회장과 총회장으로 총회를 섬기신 지난 2년여 기간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지구촌 전체가 정치, 경제, 도덕적 혼란을 맞은 시기였습니다. 교회 안팎에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에 총회장으로서 총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세계교회를 한 해 동안 섬겨 오신 감회가 남다르시리라고 봅니다. 이제 이임에 앞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손달익 총회장 : 2년 전 부총회장으로 총회를 섬기게 되면서 총회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갱신과 변화를 이루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먼저 총회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일, 또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비롯해 해외동역교단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중차대한 역사의 전환기에 총회장의 직임을 맡아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지나고 보니 제 스스로 기대에도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님께, 전국교회와 총대 여러분께도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산술적으로는 2년의 시간이지만 총회 창립 1백주년, 정권교체,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선교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전국교회와 노회와 함께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안 국장 : 총회 주제를 '그리스도인, 작은이들의 벗'으로 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작은 자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며 이 사역에 열정을 쏟으셨습니다. 특히 첫 임원회 이후 노숙자를 위한 식사 봉사를 시작으로 갇힌 자를 찾아가 위로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는 등 작은이들의 벗이 되는 사역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한 회기 동안 펼쳐 오신 작은이들의 벗 사역에 대한 성과와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손 총회장 : 한국교회 위기의 근원은 본질을 상실한 데 있습니다. 주님이 작은 이들의 벗으로 사신 만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만 교회는 교회답게,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작은 이들의 벗이 되는 것이 위기극복의 시작이라고 봤습니다. 고도의 산업사회 속에서 작은자들이 폭증하고 있는데 교회의 선교적 과제도 그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봅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동일한 전도의 대상이지만 그래도 교회는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 건강한 사람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는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봤고 바로 총회 주제가 정해지게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교도소를 비롯해서 여러 시설들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까지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단기적 성과만으로 결과를 평가하긴 어렵고 긴 호흡으로 내다 봐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체 한국교회가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것이 의미있었습니다. 더불어 해외교회 대표들도 총회를 방문하셔서 우리 총회의 주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예년과는 달리 많은 교회들이 총회 주제를 교회의 목회 주제로 삼았었던 것도 무척 감사했습니다. 교회들이 총회가 정한 주제를 당연한 교회의 보편적인 사역으로 받아들여준 것이 거듭 감사합니다. 아쉬웠던 것은 회기 말까지 이 일을 탄력있게 추진했어야 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공보가 꾸준히 캠페인을 게재하여 작은 이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부각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안 국장 : 총회장님께서는 해외교단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오셨습니다. 제네바 WCC 본부 방문을 비롯해 프랑스개혁교회와 선교협약 체결 등의 사역을 통해 세계교회 속에 본 교단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여집니다. 특별히 이번 회기에 총회장님께서 펼쳐 오신 해외교단과의 협력 관계에 대한 성과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손 총회장 : 해외교단과의 선교협력에 있어서는 크게 3가지 측면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왔습니다. 첫째는 양국의 교단들 간의 동역을 통해 함께 받은 바 은혜를 나누어야 한다고 봤고, 이어서 우리 선교사들의 사역을 측면 지원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교사들의 외롭고 힘든 현실 속에서 해외 어느 교단을 가든 우리 선교사들을 대동해 소개했고 사역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진일보한 열매들이 있었다고 봅니다. 끝으로는 세계교회와의 협력과 한국교회의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 회기동안 프랑스 개신교회 연합과의 관계를 진일보 시킨 것이나 말레이시아 SIB교단과 협력한 것, 더불어 뉴질랜드 장로교회와의 관계를 새롭게 한 것 등이 뜻깊고 큰 열매로 봅니다.
 
우리가 그동안 미국교회와의 관계가 돈독했던 데 반해 유럽교회와의 관계가 취약했는데 공식적이지는 않았어도 독일교회와의 관계를 강화한 것도 의미있었다. 지난 회기 동안 독일교회와 한국교회, 스코틀랜드교회와 한국교회, 프랑스교회와 한국교회의 관계 강화를 통해 향후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서 우리 교단이 유럽교회들과 함께 세계교회들을 섬길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국제 기독교 연합기구들도 수 차례 방문했습니다. WCC를 비롯해서 EMS와 Mission21 등을 방문해서 그 기구 안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직원들을 격려하고 우리 교단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넓혔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해외교단 뿐 아니라 해외교회의 방문을 통해서 앞선 3가지면에서 신뢰와 우호를 증진한 것과 특히 변화한 선교환경에 따라 새롭게 선교협정을 한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안 국장 : 이와 함께 총회장님께선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으로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준비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쏟으셨습니다. WCC 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일부의 움직임 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셨을 텐데요. WCC 총회가 이제 3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동안 총회장님께서 보고 관여해왔던 경험들과 기억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손 총회장 : WCC는 인종과 국가를 넘어서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전 세계 모든 교회 공동체들이 함께 우리가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신뢰와 존경으로 연대해서 세계복음화와 인류의 미래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여서 함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뜻깊은 세계교회 축제의 마당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보와 보수 간의 논쟁이 의미없다고 봅니다. 물론 총회를 유치하던 초기부터 보수교단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거라고 되늦게 생각하게 됩니다. 반대하시는 분들에게 거듭 간곡하게 호소하는 것은 우리나라 안에서 교회가 마치 WCC 총회로 패권을 다투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서로를 위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절제해 주시고 이해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 간곡히 호소합니다.
 
특히 현재 회자되는 대부분의 듣기 거북한 비판들이 사실과 다르고 그렇게 WCC가 욕을 먹을만큼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물론 실수가 없었다고는 볼수 없겠죠. 그러나 듣기 거북한 말로 공격해도 되는 기관은 절대 아닙니다. 더불어 용공이나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시비들이 상당부분 오해나 정확하지 않는 자료에 의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폭넓은 이해를 당부 드리는 것입니다. 혹자는 WCC 총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주도권을 통합 총회가 가져가려고 한다고 하는데 절대로 그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합니다. 전혀 탐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교회의 잔치가 잘 진행되도록 교회가 헌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했을 뿐입니다. 이런 데 의심이 있으면 얼마든지 대화하고 양해를 구할 의사가 있습니다. 우리 교단으로서는 할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서 역대 어느 총회보다 은혜롭게 치러질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10차 총회는 WCC를 둘러싼 오해들을 불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믿고 있습니다. 모든 의혹으로부터 탈피하는 대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 국장 : 지난 회기에 이어 이번 회기에도 훈련원 원감과 기독공보 사장 등 별정직에 대한 인사 건이 많이 다뤄졌습니다. 아무리 공정한 인사라고 해도 학연, 지연, 진영논리 등 늘 잡음이 뒤따르는 것을 보게 됩니다. 최종 인사권자이셨던 총회장으로서 교단의 인력 활용 및 바람직한 인사에 대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손 총회장 : 총회 인사에는 늘 관심이 집중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지나고 보면 하나님께서 귀한 인물을 보내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단지 그 과정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하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바로 지연과 학연 등등의 이해집단과의 역학관계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하나님께 맡기고 인선을 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텐데 말입니다. 교단 인사의 탈정치와, 정치과잉의 배제들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고 봅니다. 인사에 정치과잉 현상이 깃들면 도덕성 시비 등이 나오고 일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인사의 탈정치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 주십시오. 앞으로 우리 총회가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총회를 위해 헌신할 인재 풀을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사가 준비된 사람을 응징하는 법도 없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용서하는 법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총회도 인재들을 양성하고 준비해야 훗날 역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믿습니다.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기르기 위해 총회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안 국장 : 한 회기 동안 교단을 위해 섬기시는 과정에서 돌아보면 참 감격스럽고 보람된 일들이 많으셨지만 일부 어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총회장소 선정이 몇 차례 미뤄져 지연된 것을 비롯해 강북제일교회 문제가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 연금재단 운영에 대한 재단과 가입자회 간의 공방과 노회 간 각종 송사와 연합기관의 리더십 등 남겨진 현안들이 많습니다. 이제 이임하시면서 새 임기를 출발하는 임원들과 총회와 교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손 총회장 : 총회를 섬기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우리가 많이 거칠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선배들이 가진 서로에 대한 존경과 예우, 품격과 정중함들이 사라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결국은 예의와 정중함, 포용과 부드러움들이 모든 가치를 압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세속사회의 투쟁적인 모습만 교회 속에 스며들어오게 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한 회기동안 현안도 많았고 다음 회기로 넘길 것도 여전히 많습니다. 간곡히 말하고 싶은 것은 복음의 본질과 신앙의 핵심으로 돌아가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 기독교계를 블루오션으로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송사가 심합니다. 서로에 대한 용서와 이해로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해를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이 여전히 많아 무척 괴롭고 무거운 마음입니다. 새 회기 임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화해의 정신과 십자가의 정신으로 교단 내 평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입니다.
 
안 국장 : 제98회 총회를 끝으로 이임을 하시게 되는데 특별히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총회장님 개인과 관련된 일부 오해의 말씀들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임하는 자리에서 이 부분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지요.
 
손 총회장 : 이제 본래 목회의 자리로 돌아가서 성도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이들의 벗이라는 주제를 내 남은 삶의 모토로 삼아 작은 이들의 벗으로 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작은 이들과 벗하는 삶이 바로 내 삶의 고백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교회에 소홀한 만큼 성도들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입니다. 열심히 성도들을 사랑하는 시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저와 관련된 개인적인 소문에 대해서는 무척 죄송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이유와 과정이 무엇이든 간에 그런 일로 총대들에게 근심이 되고 자존감에 상처를 드린 것이 아쉽고 죄송스럽습니다. 저의 학력 시비에 대해서는 이미 2002년에 발행된 두 번째 설교집에서 소상하게 밝힌 바 있는데 아마 그 부분을 읽지 못한 분들이 의구심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송합니다.
 
더불어 큰 아들 목사안수와 관련해서도 저희로서는 절차나 과정에 하자가 없는 만큼 안수 청원을 했고 노회가 허락해서 목사가 됐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총회장의 아들이 총회 파송 선교사가 된다는 것 자체가 특혜나 오해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시한번 송구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노회가 잘 검토해 처리하시면 노회 결정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더불어 목사가 되기를 준비하는 많은 후학들이 이 일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으면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후학들에게 전해 드립니다. 조금도 오해없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거듭 송구스럽고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는 점을 밝혀 드립니다. 끝으로 교회와 노회, 총회의 여러 직원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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