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회, 평화통일 공동기도문 전격 합의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8월 05일(월) 10:40

평화열차, WCC 총회 조그련 대표 참석 여부 등도 청신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강명철)이 올해 평화통일 공동기도주간에 사용할 공동기도문에 합의했다. 특히 이번 기도문의 경우 조그련이 교회협에서 작성한 기도문 초안에 대해 이례적으로 문구 수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경색된 남북관계가 유연해 지는 신호탄이 될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교회협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WCC 제10차 총회를 앞두고 독일의 베를린을 출발해 부산까지 이어지는 평화열차의 중간 기착지로 예정되어 있는 북한을 통과하는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동기도문이 전격적으로 합의되면서 '북한 통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조그련 대표단의 WCC 부산총회 참석도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교회협은 이미 조그련측에 이 두 가지 문제의 논의를 위해 8월 중 만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어 대화의 진척도에 따라 남북교회 간의 현안들이 모두 해소될 수도 있는 형편이다.
 
이번 공동기도문은 "진심으로 참회하는 가운데 뜨거운 사랑과 성실한 의지로 평화통일을 사모하게 되고, 서로 원망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십자가의 사랑으로 치유되기를 기원하고 둘을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이 자손들에게 대물림되지 않고, 금강산과 개성공단 그리고 서해바다에서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며, 오랫동안 끊어진 철도가 다시 연결되어 사람과 물자, 평화로운 소식들이 오가기를 소망하는 한편, 비무장지대가 만남의 장소가 되고, 한반도가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 되게 해 달라"는 간구를 담았다.


2013년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주일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2013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북남)의 교회가 민족의 해방을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우리는 혹독했던 일제의 억압과 만행을 극복하고 마침내 해방을 이뤄낸 선열들의 피와 눈물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광복절을 68번이나 맞았지만 아직 온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가 더 이상 대결과 갈등 속에 살지 않기 위해 기도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 서로를 형제자매의 마음으로 기도의 문을 열게 하소서.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 민족공동체가 사랑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자비하신 주님!
 
우리가 진정한 해방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 소홀했던 지난 과거를 용서해 주소서. 분단의 세월이 너무나 많이 흘러 이제는 통일이라는 단어에도 무심해졌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던 입술에서 소망이 사라졌습니다. 하나 됨을 염원하던 우리의 가슴이 너무 냉담해졌습니다. 분단이 익숙한 얼굴이 되었고, 비난과 갈등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주님! 우리의 자비하지 못함을 용서해 주소서. 진심으로 참회하는 가운데 뜨거운 사랑과 성실한 의지로 평화통일을 사모하게 하소서. 대화의 문을 닫았던 지난날, 서로 원망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십자가의 사랑으로 치유되게 하소서.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는 둘을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습니다. 이산가족의 아픔이 자손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도록 하소서. 금강산과 개성공단 그리고 서해바다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기를 소원합니다. 오랫동안 끊어진 철도가 다시 연결되어 사람과 물자, 평화로운 소식들이 오가기를 희망합니다. 비무장지대가 만남의 장소가 되게 하시고, 한(조선) 반도가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 되게 하소서.
 
주님! 다시 통일을 꿈꾸게 하소서. 마음의 장벽을 헐고 피차 존중하게 하소서. 더 이상 군사동맹을 자랑하지 않고, 군사적 적대를 지속하지 않게 하소서. 휴전 상태로 지내온 지 60주년인 올해를 평화의 원년으로 고쳐주소서.
 
평화의 하나님!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게 하시며, 국제사회 속에서 남북(북남)의 신뢰와 우애를 자랑하게 하소서. 공허한 말과 구호가 아니라 가슴에서부터 솟구치는 긍휼함으로 서로 따듯하게 품게 하소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요, 한 핏줄 형제자매임을 자부하면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남북(북남)의 교회가 먼저 애찬을 나누며 서로 발을 씻겨주는 은총의 자리를 준비하게 하소서.
 
주님! 오늘 광복의 감격을 나누는 시간에, 주님의 얼굴을 이 민족을 향해 비추어 주소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하게 하시며, 교회가 평화의 사도로 부름 받았음을 깊이 아로새기게 하옵소서. 수 년 내에,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꼭 이루어 주소서.
 
평화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2013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ㆍ조선그리스도교련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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