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당첨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08월 02일(금) 11:22
8 아비새가 다윗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오늘 당신의 원수를 당신의 손에 넘기셨나이다 그러므로 청하오니 내가 창으로 그를 찔러서 단번에땅에 꽂게 하소서 내가 그를 두 번 찌를 것이 없으리이다 하니 9 다윗이 아비새에게 이르되 죽이지 말라 누구든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면죄가 없겠느냐 하고(삼상 26:8~9)
8 Abishai said to David, "Today God has delivered your enemy into your hands. Now let me pin him to the ground with one thrust of my spear; I won't strike him twice." 9 But David said to Abishai, "Don't destroy him! Who can lay a hand on the LORD's anointed and be guiltless?
 
오늘도 사울의 다윗 추격전은 계속됩니다. 다윗의 위치에 대한 첩보를 접수한 사울왕은 정병 3000을 데리고 출동하여 하길라 산이라는 곳의 길가에 진을 치고 밤을 맞이했습니다. 도망자 생활도 하루이틀이 아닌 다윗 역시 사울왕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합니다. 사울은 군대의 야영지 한가운데서 경호 장수와 함께 잠이 들었는데 다윗은 사울의 위치를 확인한 후 부하 한명을 데리고 사울의 진영으로 잡입합니다. 광야를 달려 오느라 피곤했던지 사울과 그의 부하들은 모두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습니다. 잠들어 있는 사울의 머리맡까지 성공적으로 다가간 다윗과 그의 부하가 왕을 내려다 봅니다. 다윗의 부하 아비새는 자신에게 맞기면 사울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그 속삭임 속에는 다윗 일행의 몇년에 걸친 기약도 알 수 없는 광야에서의 굶주림과 쫓김의 고달픈 세월이 녹아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과 불안의 시간을 단칼에 끝내버릴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주는 속삭임이었습니다. '로또당첨'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다윗이 조용히 대답합니다. "하나님이 기름부어 세운 왕을 죽일수는 없다." 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사울의 창과 소지품을 거두어 야영지를 빠져 나옵니다. 기회가 있었지만 결코 사울에게 살의가 없었음을 사울에게 알리려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광야에서 무엇엔가 오랜시간 고달프게 쫓겨 다닙니다. 끝도 없이 건강 문제와 싸워야 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과의 문제가 수십년씩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빚에 쫓기기도 하고 외로움과 영원할 것 같은 싸움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문제를 단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리고 그 기회에 순리를 거슬러야 하는 무리가 들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인생의 로또를 바라고 또 기다립니다. 정말 지겨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 말입니다. 그것은 결혼일 수도 있고, 유산일 수도 있고, 또 취직, 혹은 승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로또는 십중팔구 순리를 거스르는 '무리수'를 포함하고 있을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 한 방을 너무나 갈구하고 또 선택합니다. 그리고 결국 망가집니다. 왜 그럴까요?
 
'한 방'을 원하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다윗에게는 하나님의 약속과 기름부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에게 그것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다윗이 오늘 본문과 같은 절호의 기회를 그냥 떠내려 보냈을까요. 정말로 하나님의 약속대로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면 사울은 살아 돌아가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그 약속을 의심하고 있었다면 무리스러운 '한 방'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무리한 로또를 추구하는 두 번째 이유는 교만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언제나 하나님이 우리와 주고받으며 개입하실 여지를 남기십니다. 사람이 할 일을 다하고 하나님께 공을 넘기면 하나님이 그 다음을 행하시는 사이좋은 방식이지요. 하나님이 공을 줄 때는 불완전한 축복의 형태를 띄게 되고 사람이 하나님께 공을 넘길 때는 기도가 나오게 되죠. 그런데 '한 방'은 언제나 혼자 다 해치워 버리는 방식입니다. 하나님이 개입하실 여지를 다 차단해 버립니다. 오늘 본문의 상황에서 아비새는 그런 충동으로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 이후에도 계속 '단 칼에'를 외치고 실행에 옮기다 그 자신 결국 칼을 맞고 죽어갑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개입을 차단해도 하나님은 결국 개입하십니다. 물론 결과는 강권적 징벌이 됩니다.
 
우리가 로또식 '한방 해결'에 열광하는 세번째 이유는 우리의 어리석음입니다. 인간은 '완벽한 해결'을 감당할 능력이 없습니다. 로또 자체가 그렇습니다. 수십억의 당첨금을 받으면 인생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 같지만 로또 당첨자의 98%가 파산한다는, 그리고 많은 수가 가정까지 파괴된다는 통계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해결은 결코 완벽할 수 없으며 반대로 하나님으로부터의 불완전한 축복만이 인간을 위한 완벽한 축복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방을 갈구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한 방에 행복해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한 방은 저주입니다. 로또는 환상입니다.
 
40일을 금식하며 광야에 계시던 주님께 사탄은 이렇게 말합니다. "돌로 빵을 만들어 백성을 한꺼번에 먹여라.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 센세이션을 일으켜라. 나에게 절하고 세상을 한 방에 얻어라." 모두 '로또 방식'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그건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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