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목회서신-전력피크제 문제와 에너지 전환

[ 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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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1일(목) 14:02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의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벧후 1:5-7)"
 
창조질서 회복과 청지기적 사명을 가지고 정부의 에너지 절약시책을 함께 해온 한국교회가 지난 2012년 2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전력피크제로 인해 과도한 요금부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총회는 정부의 전력요금체제의 개선과 더불어 전 국민의 절전 노력과 에너지 전환을 호소합니다. 계약전력이 20㎾ 이상인 저압고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전력피크요금제는 순간 최대 계약전력 초과 시 벌과금의 의미로 초과분에다 기본요금 단가의 250%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주 6일간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주일 하루 집중 사용하는 교회(종교시설)에 일괄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전기요금이 이전보다 3~4배 부가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력피크제를 실시한 이유는 2011년 9월 급격한 전력소모로 초대형 정전사태(블랙아웃)가 일어났고, 지난 겨울 영광원전 3호기가 정지되어 유례 없는 전력난이 발생되어 전기에너지 소비를 강력히 제재하는 대책이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민생활과 산업경쟁력에 대한 고려로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어 온 전기요금으로 전력수요가 매년 크게 증가하여 동계전력 예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전력수급에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력피크제는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부의 전력수급 계획은 전력 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석탄화력발전소 1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전력 중 원자력 비중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력 수요 관리체제보다 전력 공급을 우선시하는 정책으로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먼저,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기 수요자의 입장을 고려하고 당사자 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향후 보다 합리적인 전력요금체계를 내놓아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교회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시민들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민간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교회는 적정 전기사용량을 측정하여 한전과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여 필요한 적정수준의 승압체계를 갖추며 계약을 위반하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더 나아가 에너지 절약,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이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도전적 과제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에너지에 대한 사고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전기에너지를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고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필요하고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야 합니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사용은 기후변화의 재앙으로 이어지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잠재적인 대규모의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을 위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태도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예배와 교육시간에 적정온도를 26도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전등을 소등하며 십자가 조명은 일몰 후 자정까지만 켜도록 합시다. 건물의 단열성을 높이고 LED등과 같은 고효율 조명을 쓰는 등의 에너지 효율화에도 힘써야 합니다. 또한 화력, 수력, 원자력이 아닌 하나님이 무한하게 제공하시는 태양열, 풍력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합니다.
 
전력수급의 위기는 우리에게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기회입니다. 전기가 주는 편하고 안락한 생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활을 꾸리기 위해 성도들과 온 교회가 에너지 전환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과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속에서 완전한 화해와 사귐의 공동체를 이루어 생명력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요10:10)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2013. 7. 29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손달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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