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삶의 조화

[ 논단 ] 주간논단

김동엽 목사
2013년 08월 01일(목) 11:04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에는 지식 못지않게 감성도 중시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역시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빗 역시 그의 책 메가트렌드에서 "21세기는 감성(Feeling)ㆍ가상(Fiction)ㆍ여성(Female)이 주도하는 3F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대로 사람들은 점점 더 이성보다 감성을 중요시하는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힐링'이라는 말 또한 '감성'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기독교'는 '말씀의 종교'이다. 지금까지 기독교는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적으로 풀어서 전하고 가르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말씀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느끼기를 원하고 있다. '이해'보다 '느낌'이 중요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교회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가족들에게 말씀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말씀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 어려운 과제는 말씀을 따라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교회에서는 6년 전부터 교회를 처음 찾고 또 세례를 받는 이들에게 반드시 5주간의 확신반 과정을 거친 후에 각자의 구원간증문을 쓰도록 하고 있다. 구원간증문을 쓰고 회중 앞에서 고백을 한 후에 세례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복음을 단지 머리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처음에는 '교회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성령님의 놀라운 은혜가 그 과정 가운데 임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우리 교회로서는 그 어떤 부흥회보다 은혜로운 시간이 바로 새가족들이 세례 받는 그 시간이다. 새가족들의 눈물의 고백 속에서 죄인들을 구원하여 천국 백성 삼으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생생하게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세례식 때마다 세례 받는 당사자는 물론 교우들과 세례를 집례하는 필자도 굵은 눈물을 흘리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갖가지 이유로 깨어지고 상처 받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가운데 몸과 마음이 회복되며 한 순간의 실수로 좌절하고 낙망하는 이들이 주 안에서 새 소망을 발견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귀한 사실은 그렇게 고백을 하고 세례를 받은 새가족들은 거의 대부분 흔들림 없이 신앙생활을 잘 하고 세상 속에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한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다른데 있지 않다. 말씀과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그리스도인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말씀과 삶이 조화를 이룬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많아지면 한국 교회의 위기 또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로 이해한 복음은 마음으로 느껴지고 입술로 고백되며 손과 발이 움직이는 사랑의 실천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전인적으로 조화를 이룬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이 많아질 때, 교회가 살아나고 총회가 살아나고 나아가 한국교회가 살아나는 것이다. '지성'보다 '감성'을 중시하는 세상의 변화를 뛰어넘어 말씀과 삶이 조화를 이룬 진정한 그리스도인을 세워가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엽 목사(총회 부총회장, 목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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