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회 총회 기획 '인력은 많으나 활용도는 저조'를 읽고

[ 기고 ] 독자투고

유한귀 목사
2013년 07월 31일(수) 13:12

본 교단은 한국교회에서 장자 교단이라고 불리웠고 말해왔다. 본 교단의 교세가 한국 교회 많은 교단들 중에 단연 앞섰기 때문이다. 필자가 최근 한국교회 연합 기관 또는 단체 회의에 참여하여 사장과 위원장을 선출하는 경우나 정관을 개정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본 교단의 정책과 의사를 관철하려 노력해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 교회 장자 교단의 의견을 이렇듯 무시해도 되는가?'라고 하자 여기저기에서 '어느 교단이 장자 교단이냐?'라거나 '시대가 어느 때인데?' 등의 야유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본 교단이 1990년대 초까지는 한국 교회에서 명실공히 장자 교단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하여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한국교회 100주년을 기념하여 순교자기념관(용인), 유니온교회(양화진),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를 세웠다. 기독교방송(TVㆍ라디오), 기독교 텔레비전(CTS), 대한기독교서회, 한국찬송가공회, 대한성서공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회관, 월드비전(구 선명회) 등 연합기관을 본 교단 선배 지도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다. 이 연합기관 및 단체를 조직하여 운영했고 발전시켰다. 한국 교회 근현대사 역사 속에서 그 업적을 세웠던 큰 역할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국기독공보는 98회 총회기획 ③'인력은 넘치나 활용도는 저조'라는 제하에 '인사가 만사'라 하면서 인사문제를 심도있게 다루었다. 그 내용에 정치적으로 지연ㆍ학연ㆍ나눠먹기 등의 병폐를 논했고 파송받은 이사나 위원의 무책임한 모습을 지적했다. 본 교단이 몸집은 크나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큰 공룡이라고 조롱하는 비유를 들었다. 공감되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본 교단에 전문적인 인력이 많으므로 귀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해 주었다.
 
먼저 타 교단의 이사나 위원과의 교류나 유대가 있어야 하고 이사나 위원들을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신뢰와 교분으로 밑바탕이 충분히 형성되어야 한다. 필자가 본 교단의 임원회에 연합기관 사장을 선출했던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역설한 바가 있다. 본 교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미 타 교단의 이사 및 위원들이 공동유대로 결집하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이길 수 없었고, 본 교단의 이사나 위원은 고립되어 본 교단의 전문 인력을 활용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본 교단은 한국교회 연합기관ㆍ단체ㆍ국제기구들을 연구해서 대책을 세우고 지원하는 총회 행정부 내 상설 기구가 있어야 한다. 교회 연합 사업 위원회 등 각 부ㆍ위원회에서 연합기관ㆍ단체ㆍ국제기구에 이사와 위원을 파송하지만, 파송하기에 앞서 적절한 인물인지 폭 넓게 검증하는 절차가 없고 파송하면서도 해당기관ㆍ단체ㆍ국제기구에 대한 자료 정보가 배부되지 않으며, 총회의 정책과 의사가 교육되지 않고, 파송했던 그 이사와 위원의 결과보고를 받는 업무 절차가 없다. 본 교단은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대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구를 반드시 신설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총회기획국을 승격하고 확대 개편하여 가칭 대외 협력 지원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해 본다. 이 기관에서는 본 교단의 모든 인력 자원을 파악ㆍ정리하여 파일로 비치하고, 인력 자원을 적재적소에 추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외 협력 지원처에서 제1인사위원회에 추천하면, 이를 선정하여 임원회에 보고하고 총회장이 추천하게 한다. 본 교단의 정책과 의사에 위배되거나 품위를 손상한 행동을 하면 소환하고,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10년 이상 임기를 허락해 주어야 할 것이다. 본 교단이 한국교회에서 잃어버린 장자교단의 권위와 지도력을 회복하고 이 나라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여 이 국민과 사회를 구원하는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유한귀 목사 / 잠실제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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