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청빙에 관한 단상

[ 목양칼럼 ] 목양칼럼

박태부 목사
2013년 07월 31일(수) 13:07

매 주일 배달되는 기독공보에서 빠지지 않는 광고 중에 하나가 목회자 청빙광고 일 것이다. 그런데 청빙광고를 볼 때 마다 주의 종을 청빙하는 광고가 아니라 그저 교회의 한 분야에 필요한 직원을 구하는 채용광고라는 느낌이다. 청빙(請聘)이란 한자의 뜻은 결코 채용이 아니다. 어떤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직접 찾아 가서 오시도록 부탁하여 모신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청빙광고의 내용이나 방법을 보면 '청빙'이 '고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교회 공동체에서 목회자 청빙은 중요한 문제이다. 청빙 때문에 교회 공동체가 성장하고 성숙할 수도,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타락할 수도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들이 청빙이 아닌 세속적인 방법인 채용이나 고용을 함으로 교회에 혼란이 오고 목사는 목사의 본질인 영적 권위가 떨어진 사람들의 종이 되고 장로님들도 장로의 본질인 주의 종을 돕고 협력하는 본질을 벗어나 목회자를 감시 감독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고를 감행한다. 그런 과정에서 교회에 분란이 일어나고 성도들이 상처를 받고 실망하고 교회를 떠남으로 교세는 위축되고 사회로부터 지탄 받는것은 아닐까?
 
목회자나 당회원 그리고 교회의 중직자들이 이 시대 목회자 청빙의 문제점을 알고 이것 하나만 바로 잡아도 주님의 교회가 새로워지고 부흥하고 주께 영광 돌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현 청빙 방법의 문제점은 지나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떤 교회는 제출요구 서류가 10가지나 된다. 1차는 그저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나 주보 정도만 제출케 하고 그것만 봐도 그 목회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1차 선정된 자에게 그 다음 필요서류를 요구하면 서류제출을 위한 많은 시간 비용 등을 절감 할 것이다.
 
그리고 요구 서류 중에 나오는 건강진단서나 박사학위증명서 항목을 보면 옛날 아무 학위도 없었던 베드로나 무디 그리고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던 바울이나 칼뱅 등은 서류제출 조차 못할 것이다. 부족하고 약한 것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는 신령한 주의 종은 아닐까?
 
목사들이 청빙이 아닌 모집에 응하게 됨으로 스스로 리더십과 권위의 상당한 부분을 잃은 상태에서 사역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목사는 자신의 리더십이 세워지기까지 청빙한 교회의 리더십들의 눈치를 볼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그럼으로 자신이 가진 권위나 리더십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게 되어 교회를 섬김에 있어서 주님보다는 사람을 의식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청빙한 교회의 성도들도 청빙하는 과정에서 여러 목회자를 비교하고 설교를 채점하는 일들을 통해 부임 이후도 계속 목회자를 그런 관점으로 대하게 됨으로 은혜받기 보다 시험들기가 쉬워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원서류를 작성하는 그 순간부터 가부간에 결정이 날 때 까지는 현재 섬기는 교회나 주님이 맡겨주신 양떼에 마음이 있기보다 지원교회에 마음이 쏠리게 되어 잠언 27장 23절 말씀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청빙 방법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목회자 청빙을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독교는 절대 민주주의가 아니고 특히 장로교회는 대의정치를 따르고 있는 바 온 교인들이 목회자를 평가하고 채점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당회는 온 성도들에게 이 점을 주지시키고 이해와 동의를 얻어 채용이 아닌 청빙을 해야 하고 그 방법으로는 주변에 목회에 성공하고 인품이 훌륭하여 존경받는 목사님들께 천거를 받거나 아니면 원근에 있는 목사님들 중 평판이 좋고 목회의 열매가 풍성한 그런 목사님 중에 몇 분을 당회에서 합의 선정하여 당회원들이 기도하며 은밀하게 청빙 대상 교회 예배도 참석하고 설교도 들어보고 더하여 인터넷을 통해 그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대상 목사님들의 목회나 설교 또는 활동 등을 보면 얼마든지 목회자에 대한 평가 자료는 다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그 중에 합당한 한 분을 당회에서 합의 선택한 다음 그를 불러 면접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당회원들이 찾아가 저희 교회에 모시기를 원한다고 정중히 부탁하여 하락받고 모시면 부임 순간부터 영적인 권위를 가지고 힘있게 목회함으로 교회는 갈등없이 평안한 가운데 계속 부흥하고 성장 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래서 기독공보에서 '채용광고'가 사라졌으면 그런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박태부 목사 / 밀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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