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이 시작되기 전에 멈춘다

[ 홀리스피치 ] 홀리스피치

신은경
2013년 07월 17일(수) 10:42

"다투며 성내는 여인과 함께 사는 것보다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 21:19)
"다투며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 25:24)
 
솔직히 아내의 입장에서 읽으면 마음이 불편한 구절들입니다. '하나님, 왜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자꾸 나오나요? 왜 여자들에게만 자꾸 말씀하시는지요? 싸움의 원인을 제공한 남편들은 어쩌고요?'
 
솔로몬 왕은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잠 19:13)이라 하며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는 아내의 바가지가 얼마나 괴로운지 이야기 합니다. 물방울이 이어 떨어지면 바위도 뚫는 위력을 발휘하니까요. 이어 "그를 제어하기가 바람을 제어하는 것 같고 오른손으로 기름을 움키는 것 같으니라"(잠 27:16)고 하며 그 잔소리를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음을 탄식합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일평생 거느린 후궁이 700명, 첩이 300명이었다는 것에 생각이 이르니 이해가 갑니다. 그 많은 아내들이 잔소리를 시작하면 엄청 끔찍했을테니까요.
 
그러나 아내가 여럿이어서 힘들었던 솔로몬도 이해가 가지만 한편,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아내와 다투기 시작하면 그 인생은 더욱 지옥 같을 것입니다. 그러니 요즘의 남편에게는 다투는 아내가 솔로몬 때 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습니다.
 
결혼에서는 정말 '입(mouth)'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마음 속에 담긴 생각이 입으로 나오는 것이니 불평하는 생각이 불평하는 말로 나오고, 상대를 얕보고 무시하는 생각이 조롱하는 말과 무시하는 말로 나오는 것입니다.
 
'부부는 일심동체',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엄연히 이심이체입니다. 아무리 부부라도 맘도 다르고 몸도 다르니 서로 잘 연구해서 진심으로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서로의 몸도 다치지 않도록 싸울 때 조심해야 합니다. 물을 베려다가 실수로 사람이 다치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싸움은 안 하는게 좋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멈추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투는 시작은 둑에서 물이 새는 것 같은 즉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시비를 그칠 것이니라"(잠 17:14)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꽁꽁 얼은 오이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한 번 얼었던 오이는 실온에 내놓아도 죽처럼 물러져 다시는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부부 사이에 한 번 얼어붙은 마음은 다시 원형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습니다. 맛있는 오이지가 되려면 소금물에 며칠이고 가만히 잠겨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완전해 지려면 한참 동안 성령 안에 가만히 잠겨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날 오이가 오이지가 되듯 사람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결혼은 짠 소금물입니다. 무거운 돌덩이가 나를 짓누르면 뛰쳐나가겠다고 아우성치지 말고 고이 눌려 있어 봅시다. 그러면 어느새 쪼글쪼글 맛이 들어 아삭아삭한 오이지가 됩니다. 여름날 얼음냉수 속에서 가족들의 입맛을 돋우는 활력소, 맛있는 오이지가 될 것입니다.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 15:17)

신은경 / 장충단교회 권사ㆍ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