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성들만 뽑았는가?"

[ 여전도회 ]

정민량 목사
2013년 07월 16일(화) 17:26

세계교회는 양성의 균형있는 정책 참여 중시
목회자ㆍ교인들 의식 변화 통해 구조 개선해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여성들의 진출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활동하고 있고, 주요 정당 및 경제계에서도 여성 지도자들의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TV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을 봐도 그 어느 때 보다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모든 영역에서 여성 참여를 권장하고 있는 WCC 10차 총회가 올해 한국 땅에서 열리게 된 것은, 한국교회 여성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위상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98회 총회를 앞두고 현재 선출된 여성 총대가 14명으로 알려졌다. 1500명의 총대가 모여 회의하는 총회에서 여성 총대가 1%를 넘기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1994년 제79회 총회에서 여성 장로를 허락한 이래, '여성 총대 노회별 할당제' '한국교회 양성평등 정책' 등 여러 가지 안들이 각 단체와 위원회에서 제시됐지만, 현실적으로 그 시행은 미약하기만 하다.
 
필자는 지난 2001년 미국 멕코믹신학교에서 '장로 임직을 통한 지도력 개발' 주제의 목회학 박사 논문을 심사받으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심사를 맡은 여성 교수는 12명의 장로를 선출하는데 왜 남성들만 뽑았는가를 지적했었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알지 못했던 그 교수는 "논문의 가치를 인정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필자는 '다음에는 반드시 여성 장로가 선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대전성남교회는 지난 2010년 4월 교회창립 55주년을 맞아 10명의 장로를 선출하며 모두 여성을 선출하게 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33명의 시무장로 중 10명의 여성 장로가 활발히 지도력을 발휘하며, 교회의 구석구석에서 교회를 든든히 세워 나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성 리더들의 활발한 교회 정책 참여를 위해 절실히 요구 되는 것은, 첫 번째는 목회자의 확신이며, 두 번째는 남성 위주로 되어 있는 당회의 의식 변화이고, 세 번째는 여성 지도자들의 교회 정치 참여에 대한 남성들의 배려, 마지막으로 여성들의 실력 향상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의 여성 비율을 전체 인구의 50%라고 본다면 한국교회 안에서의 여성 비율은 무려 3분의 2 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안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의 의결권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태동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교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감당해 왔다. WCC 총회를 유치한 한국교회는 이제 여성들의 교회 정치 참여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각 교회에서부터 여성 장로와 목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고, 점차 노회와 총회까지 여성 지도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한국교회에 양성평등 의식이 자리 잡을 때까지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우선 남성들의 적극적인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교회가 먼저 세상을 향해 양성 평등의 모범을 보이기를 기대한다.

정민량 목사/대전성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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