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8회 총회에 바란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유갑준 목사
2013년 07월 16일(화) 15:05

영국에 '윌버포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영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패했던 18세기 중엽, 아주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유복하게 자랐으며, 20대 초반에 국회의원이 되어서 명성까지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 당시 영국 사회가 너무나 부패해서 기독교인이나 불신자나 별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은 게으르고, 나태했고, 유흥을 즐겼고, 술 마시는 것을 즐겼다. 국회의원직과 행정 관직은 돈으로 사고팔았으며, 부정부패가 기승을 부렸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윌버포스는 국회의원이 되었고, 의회에서 하나님의 뜻을 펼치기 위해 기도하던 중 자신의 소명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1787년 10월 28일 27세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이 된 윌리엄 윌버포스는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내 앞에 두 가지 큰 목표를 두셨다. 하나는 노예무역을 금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된 관습을 개혁하는 것이다."
 
그 당시 영국은 노예무역을 통해서 국가 수입의 1/3을 얻고 있었다. 국가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노예무역을 폐지하라고 주장할 수 없었다. 그러나 윌버포스는 이것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단순히 영국의 국익을 뛰어넘은 전 인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노예무역을 폐지하는 것이 곧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서 온갖 암살 위협, 중상모략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것을 주장하지 않았더라면 영국 수상이 될 수 있었던 기회까지 포기하고서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자기 일생을 바쳤다.
 
결국 윌버포스는 의회에서 투쟁한지 언 40년 만에 노예무역 폐지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불경과 부도덕을 방지하고, 악습을 폐지하는데 힘쓴 결과 가난과 빈곤에 냉담한 영국 사람들을 일깨워서 영국 내에 자발적인 자선활동이 정착되는 토대를 만들게 되었다. 깨어 있는 영국의 양심 이 한사람의 결단이 영국 역사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았던 것이다. 필자는 이 점을 상기하면서 이 나라와 민족 앞에 양심의 바른 소리를 내야 할 총회 앞에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로, 본 교단 총회는 단순한 구호나 일회성이 아닌 우리 교단이 계속해서 추구해야할 최고의 기독교적 가치와 정신, 중점 사업과 정책을 마련하여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산하 모든 교회들이 함께 공감하고 목회자와 온 성도들이 영적 각성 운동을 추진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개혁의 주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둘째로, 부총회장 선거를 비롯하여 각종 공천위원회에서 일꾼들을 세울 때 공명정대하고 상식과 합리성, 전문성에 맞게 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돈ㆍ지연ㆍ조직 등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일꾼을 세운다면 우리 교단 총회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참신하고 바른 일꾼을 분별하여 세우는 것이 총대들의 책무라고 사료된다.
 
셋째로, 기독교 문화ㆍ예술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중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지금 광주에서는 아시아문화예술의전당 공사가 2014년 완공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곳이 개관되었을 때 이곳을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주체는 불교계와 이슬람권이라는 암울한 소식이 들린다. 이러한 주체들은 거대한 자금과 다양한 콘텐츠를 이미 갖추고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독교 복음의 확장과 순수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때를 놓치지 말고 기독교 문화ㆍ예술 분야에 총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유갑준 목사 / 송정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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