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강의를 듣는다?

[ 교계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7월 12일(금) 11:06
농아 목회자를 위한 '베델성서지도자강습회'
 
   
▲ 지난 10일 마지막 강의 시간에 엄현섭 목사가 십계명의 생활 적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서민애 수화통역사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농아 목회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성서 강습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베델성서연구원(원장:엄현섭)는 지난 8∼10일 루터대학교에서 농아 목회자를 위한 '베델성서지도자강습회(생활편)'를 개최했다. 작년 성서편 강습회에 이어 농아 목회자를 위해 두번째 열린 것으로 기독교한국루터회가 선교 정책의 일환으로 숙식 포함, 강습회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베델성서연구원은 별도의 점자 교재를 제작하는 등 이미 시각장애인 목회자를 위한 무료 강습회를 두차례 실시한 바 있다.
 
42명의 참석자들은 2박 3일간 루터대 기숙사와 강의동에 머물며 성경의 진리를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교육을 받았다. 강사인 엄현섭 목사는 또박또박 느린 속도로 말을 전했고 참석자들은 전문 수화통역사의 손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엄 목사는 "시각ㆍ청각장애인들에게는 성경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나 시스템이 전무하다. 특히 농아인들은 수화통역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필기를 하기도 어렵다"며, "막상 해보니까 우리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들이 교회로 돌아가 성도들에게 성경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베델성서연구원은 한국시각장애인기독교연합회와 협력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기독교농아인총연합회(회장:곽호범)와 협력해 이번 강습회를 진행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기독교농아인총연합회에는 현재 120여 개 교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본교단은 6년 전 분리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곽호범 목사(고촌농아인교회)는 "말씀에 대해 갈급한 농아인 교역자들이 많은데 목사 안수시부터 지금까지 성경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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