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의 벗 효자교회

[ 교단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3년 07월 12일(금) 09:43
누구나 마음껏 학교 다닐 수 있도록 장학금 수여
 
포항남노회 효자교회(이하준 목사 시무)가 '다음세대' 육성에 독특하고 신선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2011년 2월 입당한 새성전 1층에 카페 '커피밀(Coffeemeal)'을 개점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금 전액을 장학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첫해는 500만원, 그 다음해는 1500만원을 지역 학교에 장학기금으로 보냈다.
 
여기까지는 장학사업을 진행하는 여타 교회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장학금 지급에 있어 고수하는 원칙 세 가지가 남다르다.

   
 
담임 이하준 목사는 "커피밀 장학금이 정말 좋은 장학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 보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 원칙의 첫번째는 학생들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부는 못해도 학교에 다니고 싶거나 가정이 어려워 학비를 내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하준 목사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어디서든 장학금을 받을 기회가 있지만 공부를 못하면 그럴 기회가 거의 없다"며 "일종의 '틈새시장'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교회에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 장학금 받으면 교회에 꼭 나와야 돼", 혹은 "무조건 우리 교회 나와"라고 강제적으로 설득하면 오히려 교회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교회에 나올 때까지 기도하고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다. 몇 년이 지난 요즘 그 결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공부 열심히 하고 기회되면 교회 갈께요"라든가 "교회 안가는데도 장학금을 보내줘서 놀랍고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교회에 보내오고 있다.
 
마지막 원칙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교회로 불러 행사를 치르거나 각 학교에서 요란하게 수여식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 교회에서는 전적으로 장학금 선발권을 학교에 맡기고 알아서 하도록 요청했다.
 
   
▲ 이하준 목사
이하준 목사는 "우리 교회의 원칙에 대해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 기준이 무조건 다른 교회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장학사업과 관련해 장학금을 기탁받은 한 학교의 교장은 "여러 곳에서 각종 장학금을 지원받았지만 효자교회의 장학금 지급은 신선하고 놀라우며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준 목사는 "우리 성도들은 이 향기로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지금은 가정도 어렵고 공부도 못하지만 잘 자라서 장차 이 나라와 사회를 이끌어 갈 귀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며 "그리고 그 중에는 틀림없이 교회에 나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페의 유치도 사연이 있다. 카페 개설을 연구하고 관련된 곳들을 탐방한 끝에 기독교정신으로 운영하며 공정무역을 통해 한끼의 밥을 제공하고 수입 중 일부를 선교에 사용하는 카페운동 '커피밀'을 선택했다.
 
이 카페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내가 지불한 돈이 적게나마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돕고, 또한 지역사회 아이들에게 장학금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결국 효자교회는 지역사회의 건강한 문화 정착에 기여한 셈이다.
 
커피밀은 운영위원회가 별도로 조직돼 활동 중이다. 사장이자 운영위원장은 시무장로가 맡고 있다. 커피밀 팀원은 모두 14명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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