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었고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07월 04일(목) 11:38
6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와 그 시대의 사람은 다 죽었고 7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8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애굽을 다스리더니 9 그가 그 백성에게 이르되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10 자, 우리가 그들에게 대하여 지혜롭게 하자 두렵건대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나갈까 하노라 하고 6 Now Joseph and all his brothers and all that generation died, 7 but the Israelites were fruitful and multiplied greatly and became exceedingly numerous, 8 so that the land was ?lled with them. 9 Then a new king, who did not know about Joseph, came to power in Egypt. 10 "Look," he said to his people, "the Israelites have become much too numerous for us. Come, we must deal shrewdly with them or they will become even more numerous and, if war breaks out, will join our enemies,fight against us and leave the country."
 
죽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일단 세상에 왔다면 가지 않고 베겨낼 재간이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세상의 영웅도 가고 주의 종도 갑니다. 영원히 곁에 있을 것 같았던 부모님도 가고 내 무릎에 늘상 감겨 날 올려다 보던 강아지 조차 다 갑니다. 가는 것들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딱 두 가지 뿐입니다. 허무주의자가 되느냐 아니면 그 곳 너머의 새로운 희망을 보는가 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년 전 '죽음은 최고의 발명품이다. 죽음 앞에 인간은 그에게 불필요한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소중한 것들만 남기게 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 주위에 아무 것도 영원한 것이 없고 나 마저 들의 풀처럼 사라질 것을 아는 우리에게 허무주의는 정말 편리한 선택이고 또한 달콤한 유혹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허무에 압도당해 힘이 빠지는 것에는 뿌리가 있습니다. 착각의 뿌리이고 악한 뿌리입니다. 그것은 내가 가진 것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이요, 나의 상태는 영원해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지구에 온 여행객들입니다. 파타야 해변의 신혼부부가 그곳이 좋다고 그 곳에 살림을 차릴 수 없습니다. 버티면 좀 더 있겠지만 여권은 만료될 것이고 강제출국이 기다릴 것입니다.
 
그래서 여행보다 중요한 것은 '잘 떠나는 것'입니다. 떠나는 날은 아쉬워도 관광지의 낭만은 나그네의 소락(小樂) 일 뿐, 새로운 보금자리와 새롭게 출발하는 삶의 기대와 환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사람이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지구별에서 얼마나 큰일을 했느냐에 좌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떠나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행복전도사'가 살아생전 아무리 큰 무리를 이끌었어도 그가 떠나는 방식 하나로 그는 그의 추종자 모두를 한 순간에 충격과 절망으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잘 것 없이 갑남을녀로 살아왔어도 천국 소망안에서 축복하며 행복하게 떠나는 가장 작은 이들은 우리에게 큰 희망이 됩니다. '나도 저들 처럼 행복하게 떠날 수만 있다면'하는 소망, 그 작은 소망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천국 소망'입니다. 그 작은 소망의 힘이 바로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힘입니다. 그 거창한 말들은 모두 다 '사랑속에 축복하며 가는 능력'의 다른 말들입니다. 그 반댓말은 '두려움 속에 원망하며 가기'이겠지요.
 
젊음들이여, 결코 떠날 날이 멀지 않습니다. 학교에 다닌다는 것은 등교와 하교로 이루어져 있고, 입대하는 날이 있으면 제대 하는 날이 있습니다. 여인이 잉태하면 출산의 그 날은 어쨌거나 옵니다. '잘 살아보세'의 비밀은 '잘 가는 것'을 사모하는 것에 있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청년은 '이땅의 경쟁에서 이기는 청년'이 아니라 '너무나 짧은 삶을 소망의중히 여기며 잘 돌아 가기를 기도하는 청년'입니다. 여러분의 성숙을 기도합니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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