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없는 '교회'

[ 논단 ] 주간논단

김동엽 목사
2013년 06월 28일(금) 11:05

세상에 있는 여러 가지 물체 중에서 흥미로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석이다. 자석에는 N과 S, 두 극이 있는데 다른 극끼리는 달라붙는 성질이 있고 같은 극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 쇠를 끌어당기는 것 또한 자석이 가진 중요한 성질 가운데 하나이다. 아주 기본적인 과학상식이지만 우리는 자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을까? 자석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교회와 세상이 같은 극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땅에 복음이 처음 들어오고 교회가 세워졌을 때, 세상과 다른 무엇인가가 교회에 있었지만 어느새 교회가 세상에 물들면서 세상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되자 사람들이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교회에 대해 불평하고 원망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교회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세상에는 없는 사랑, 세상에는 없는 섬김, 세상에는 없는 나눔, 세상에는 없는 기쁨을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사랑, 섬김, 나눔, 기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예수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도 있는 것을 얻기 위해 구태여 교회를 찾지 않는다. 교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것들을 줄 수 있어야 한다.
 
34년 전, 목민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교회 주변에는 할 일 없이 노름으로 소일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인근에 여러 교회들이 있었지만 그분들을 섬기는 교회는 하나도 없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그 분들을 교회로 초청했다. 30명을 예상했는데 90명이 찾아와, 작은 교회당이 미어터질 지경이 되었다. 누군가 불러주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모여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노인대학이 지금은 1만 5000회원을 가진 양천어르신복지관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조그만 구석방에 모여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찾아 친구도 만나고 건강도 관리하고 복음도 듣고 예수도 믿는 변화가 일어났다. 뭔가 다른 것이 있기에 그 분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어르신들이 교회를 통해 삶의 보람을 찾았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너희는 세상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는 주님의 말씀 속에서 이 시대 교회를 향한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사람들이 소금을 찾는 이유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맛이 있는 교회를 찾는다. 교회가 세상을 닮지 않고 교회의 본질을 지켜나갈 때,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찾을 것이다.
 
총회 산하 8305개 교회들이 세상과 다른 교회의 본질을 지켜나갈 때, 사람들은 교회로 돌아올 것이다. 세상에는 없는 섬김을 실천하고 사랑을 나눔으로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길 소망한다.

김동엽 목사/부총회장ㆍ목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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