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공한 사업가? 난 여전히 선교사"

[ Book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6월 26일(수) 09:59
'아제르바이잔의 영웅' 비즈니스 선교이야기, 최웅섭 목사 자서전 출간
 
   
'글로벌 성공시대(2012년 3월, KBS-1TV 방영)'의 주인공 (주)포유글로벌테크 최웅섭 대표가 최근 생애 첫 자서전을 출간했다. 제목도 자신의 이름을 딴 '최웅섭 이야기(로뎀나무아래에서 펴냄)'. 아제르바이잔 주 정부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3억 달러 규모로 사업체를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세계 10여 개국에서 7억 달러 매출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뜻밖에도 이 나라에 선교사로 파송된 목사다.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아니면 선교사입니까?'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누구나 이러한 궁금증을 품게 될 수밖에 없다. 기자 역시 궁금증을 안고 지난달 19일 마침 안식년 중인 최웅섭 목사(바울선교회 파송, 평촌 새중앙교회 선교총괄)를 만났다. 비즈니스 미팅을 막 마치고 인터뷰에 응한 그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사업가였다. 그런데 1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사업' 보다 '선교'란 단어를 더 많이 꺼냈다. 2012 시카고 한인선교사대회 및 한인세계선교대회의 주강사였던 그는 최근 기독실업인들의 모임에도 강연 요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2007년 사업이 확장될 때쯤 하나님께 기도한 것이 있어요. 비즈니스 선교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구요." 1999년 43세의 늦은 나이에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으로 파송됐을 때만 해도 그는 자신이 사업가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5대를 놓고 조그마한 학원을 설립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선교사가 왜 선교는 하지 않고 사업을 하냐"는 비난도 숱하게 받았다. 심지어 터키 선교사를 지낸 부인도 반대한 일이었다.
 
2005년 당시 아제르바이잔의 체조위원장이었던 영부인과의 만남은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그를 성공 궤도에 오르게 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체육관 전광판 사업 입찰 소식을 듣고 담당 장관을 1년 반 동안 쫓아다니면서 어렵사리 계약이 성사됐는데 유럽 체조선수권대회 유치로 갑자기 한달을 앞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결국 수익 11만불 중 10만불을 비행기 운송료로 지불하면서 공사를 완료했고 영부인을 만났을
   
때 '나는 크리스찬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그는 많은 국가 프로젝트를 맡게 됐고 수익으로 난민들을 지원하면서 대통령에게서 "당신은 아제르바이잔의 영웅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사업가로서의 성공 비결을 묻자 최 목사가 답했다. "사람, 정직, 열정, 나눔이에요. 단 한번도 공기(工期)를 어긴 적이 없습니다."
 
이 책에는 선교사와 사업가 사이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했던 저자의 솔직한 심정과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n)에 대한 생생한 조언이 모두 담겨 있다. 그는 "사업에 충실하고 선교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며, "선교는 장거리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답을 찾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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