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연합, '교재 개발' 예외 아니다

[ 다음세대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6월 20일(목) 14:42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학술대회서 교단 초월한 연합 교재 개발 제안
본교단 등 8개 주요 교단 교육 실무자 참석 … 경쟁 아닌 동역 관계 강조
 
   
▲ 이날 학회장 밖에는 각 교단별 교재가 전시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은 예장 고신 총회의 교회학교 교재.

한국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 육성을 위해 '에큐메니칼 공동 교재'를 개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15일 장신대에서 '각 교단별 교재개발 현황과 연구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박상진) 하계학술대회에서 교단을 초월한 연합 교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음세대 육성은 전 교단의 공통 과제인만큼 각 교단의 역량을 집결할 때 비용절감은 물론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교재개발부장 김진아 박사는 "신앙의 다음세대 육성은 범교단적으로 가장 중요한 관심사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각 교단의 교육적 역량을 모으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한다면, 한단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큐메니칼 공동 교재 개발 및 각 교단 교육 실무자들의 정기적인 모임을 제안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교회진흥원 안병창 원장 역시 "공통적인 부분은 전 교단이 연합해서 국정 교과서처럼 만들고 각 교단의 정체성이나 강조점이 되는 내용은 개 교단이 별도로 만들어 보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교단 통합 공과의 제작을 제안했다. 물론 각 교단의 교재 개발 현황과 주기가 상이한 만큼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교단만 해도 6년 과정의 새 교재 개발에 이제 막 돌입한 상태다.
 
실제로 1990년대 초반 대한기독교교육협회의 주관으로 7개 교단이 공동 사용하는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출간한 일이 있었으나, 그 이후로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교회학교 학생수는 꾸준히 감소했으며, 설상가상 교단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교재를 외면하고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거나 교단과 무관한 교회학교 기관에서 만든 교재를 사용하는 교회도 늘고 있는 형편이다. 현실적인 난관에도 교단이 연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어떤 학문 분야 보다도 '현장'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 기독교 교육학자들과 교단 실무자들 간의 이번 만남은 교회학교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 교단의 교육 실무자들에게는 서로의 교재 개발 과정을 공유하며 경쟁 관계가 아닌 동역자로서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기독교 교육학자들에게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필요를 듣는 기회가 됐다.
 
예장 통합, 기감, 예장 고신, 기장, 기성, 순복음, 예성, 기침 등 예장 합동을 제외한 8개 주요 교단의 교육 실무자가 참석한 이날 학회에는 연합 교재 개발 외에도 뉴미디어 시장 변화에 따른 준비, 교회학교 살리기 운동, 교사 연수 시스템 개발 등이 공동의 과제로 압축됐다. 예장 고신 총회교육원장 나삼진 박사는 "오늘날 어린이들의 교육환경은 날로 진화하며 최첨단 교육기기가 가정과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교회학교 또한 신앙교육을 스마트 환경에서 반복, 심화 학습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뉴미디어 시대에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재 개발시 타깃층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형교회가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한다면 교회학교가 아예 없는 농어촌교회 등 전국의 교회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본교단 교육자원부 김치성 총무는 "개발 비용의 차원에서 볼 때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공감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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