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보실래요?"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6월 14일(금) 16:23
행동이 아니라 감정부터 살피는 '감정코칭'육아 인기
소통 신뢰 유대 친밀감 쌓이고, 감정 표현에 익숙해져
 
"주님과 같이 내 마음 만지는 분은 없네~"
 
청ㆍ장년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을 받고 있는 가스펠송 '주님과 같이(작사ㆍ작곡: Lenny LeBlanc)'의 일부분이다. 이 가스펠송이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은혜를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을 살다보면 상처받는 일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고, 위로받을 곳은 너무도 적기 때문 아닐까.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마음에 상처입고 위로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수는 늘어만 가는 것 같다. 특히 이러한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아시절부터 부모들은 아이를 사교육의 현장으로 밀어넣고,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을 부모들에게 유산으로 받는 이 시대에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늘어나기만 한다. 최근 들어 아이들에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 ADHD)나 틱장애(tic disorder) 발병이 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스트레스 과잉시대에 자녀를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양육하는 일은 어느 부모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유도 없이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아이, 산만하고 충동적이어서 ADHD가 의심되는 아이, 무기력증에 빠져 짜증만 내는 아이,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 앞에서 부모들은 그저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함께 짜증을 내거나 아예 자포자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자녀양육에 있어 큰 장벽에 부딪힌 부모들은 이 상황을 타개할 묘책찾기에 혈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감정코칭'이라는 개념은 육아에 있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각광을 받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주목할만하다. 이미 기자 주변에서도 감정코칭을 통해 자녀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아이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체험자들이 많다. 다섯살짜리 사내아이를 키우는 기자와 유아 둘을 키우는 동료 기자 또한 이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직접 상담전문가를 찾아가 아이에게 직접 감정코칭을 실험해본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가정 모두 놀라울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감정코칭'이란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자녀의 감정에 잘 반응해 다독여 주는 코칭(coaching)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최근 공부는 하지 않고 놀려고만 할 때 "너 요즘 공부는 안하고 허구한 날 놀기만 해. 엄마 화났어!"라고 하지 않고 "얘, OO야, 너 요즘 무슨 고민 있니?" 혹은 "공부하는 게 힘들지? 내가 도와줄 일은 없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위의 대화를 보면 첫번째 엄마의 반응은 아이의 행동에 대해 부모 자신의 화난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표현이고, 두번째 반응은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 부드럽게 다독거려주는 표현이다. 아이는 엄마의 어떤 말에 더 반응을 하게 될까?
 
최근 육아를 하는 부모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책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한국경제신문/존 가트맨ㆍ최성애ㆍ조벽)'에서 저자들은 "아이들은 부모가 아이의 감정, 즉 속마음을 읽지 못하고 행동만을 보고 반응하는 것에 대해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더 큰 문제 행동을 일으킨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기분을 받아주고 이해해달라고 울고 보채고 떼를 쓰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데 부모들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행동에만 반응하면 아이들은 부모조차 자신을 미워하고 거부하고 무시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감정코칭 전도사인 최성애 박사는(알로이시오 힐링센터장)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가 왜 이럴까?'하고 궁금해하기 전에 '과연 부모로서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었는가?'하고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아이와의 소통이 원활히 되면 부모와 신뢰감, 유대감, 친밀감이 쌓인다. 또한,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진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 차리고, 기쁘고 행복한 감정 이외에도 화, 슬픔, 두려움, 공포 같은 감정조차 수용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감정, 생각, 행동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는 다시 자아 성장감과 자존감을 높이고, 대인관계나 문제해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코칭'은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어른들의 긍정적 변화까지 이끌어낸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데 서투르기 마련인데 감정코칭을 통해 부모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감정코칭을 통해 아이도 올바르게 키우고, 부모 안의 다 자라지 못한 내적 아이을 키우는 셈이다.
 
'감정코칭'은 EBS 교육방송과 각종 서적을 통해 큰 인기를 얻어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다. 인터넷만 뒤져도 지자체나 사설 연구원 등에서 진행하는 감정코칭 과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감정코칭'을 자녀양육 분야 이외에도 공교육현장과 노사관계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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