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10차 총회-일치 선언문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6월 13일(목) 16:59

WCC 제10차 총회, 이런 문서가 다뤄진다 ③

'분열되지 않았던 교회'의 원형 회복을 위하여
1982년 일치 향한 열망 'BEM 문서'로 집대성… 10차 총회서도 일치 향한 행보 계속
 
'다양성 속의 일치'를 지향하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가 1948년 이후 지금까지 견지해 온 교회일치에 대한 열망이 집대성된 문서가 바로 'BEM 문서'다. WCC 신앙과 직제위원회가 1982년 1월 페루 리마에서 발표한 BEM 문서는 '세례와 성만찬, 직제'(Baptism, Eucharist, and Ministry)에 관한 문서로 개신교와 가톨릭 교회, 정교회가 세례와 성만찬, 직제에 있어서 하나의 합일점을 찾아가기 위해 만든 연구 문서이다.
 
이 문서에 대해 이형기 교수(장신대 명예)는 "BEM 문서는 '성취된 일치'에 대한 문서가 아니라 '지향하는 일치', 다시 말해 기독교와 가톨릭, 정교회가 함께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나온 연구 문서"라고 소개했다.

기독교는 451년 열렸던 칼케돈 공의회에서 예수의 신성만을 신봉하는 콥트교회 등이 분리된 뒤 '하나의 교회' 전통이 소실됐다. 이후 1054년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분리됐고, 16세기에 들어서면서 종교개혁을 통해 개신교회가 생겨났고 지금까지 새로운 역사를 기록해 오고 있다. 이 같은 분열의 상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고 BEM 문서는 이 같은 분열상황을 다시 하나로 모으기 위한 열망이 모두 담긴 집합체이다.
 
교회의 일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BEM 문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신앙과 직제 위원회'의 역할은 무척 컸다. 바로 이 신앙과 직제 위원회가 '분열되지 않았던 교회'의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교회들을 모을 수 있었던 우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1961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WCC 제3차 총회 때 회원으로 가입한 정교회는 WCC에 가입하기 전부터 신앙과 직제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로마 가톨릭교회도 '하나 되게 하소서'(Ut Unum Sint)를 지향하며 1962년 열렸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학적 입장을 바탕으로 1968년 신앙과 직제 위원회의 정식회원으로 참여해 지금까지 공동의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로마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1964년 11월 21일 발표했던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이라는 문서를 통해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는 하나이고 유일하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많은 교파들이 사람들에게 저마다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상속자라고 내세우고, 참으로 모든 이가 자신이 주님의 제자라고 공언하지만 그리스도 자신이 갈라지시기라도 한 것처럼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면서, "분명코 이러한 분열은 그리스도의 뜻에 명백히 어긋나며, 세상에는 걸림돌이 되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할 지극히 거룩한 대의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일치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일치에 대한 공동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치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다름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난관은 '사도적 계승'에 대한 신학적인 견해차이로 인해 공동의 성만찬이 어렵다는 데 있다. 장신대 임희국 교수(교회사)는 "로마 가톨릭은 베드로 사도를 시작으로 하는 사도적 계승이 있고 정교회도 12명의 사도로부터 이어지는 사도적 계승이 있지만 개신교에는 사람을 통한 사도적 계승이 없다. 이 같은 사도적 계승의 다름이 결국은 성만찬을 함께 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라면서, "하지만 개신교회는 신앙고백을 통해 사도적 계승을 하고 있고 예배 때마다 함께 사도신경을 암송하는 것도 신앙고백적 사도적 계승의 한 단면"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가톨릭과 정교회는 WCC와 함께 교회의 일치를 위한 긴 여정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특히 WCC는 복음주의교회와 오순절교회들과도 함께 일치의 여정을 걸어가는 '변화된 에큐메니칼의 지형' 속에 놓여있다. 바로 이번 WCC 제10차 총회는 WCC가 가톨릭과 정교회와 함께 걸어온, 또한 복음주의교회와 오순절교회들과 함께 걸어갈 여정의 좌표를 새롭게 점검하는 의미있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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